진성리더십아카데미 노마드클럽 9기를 수료하며 나의 책을 냈다
일주일 안에 가장 바라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수료식 프로그램에서 내가 고른 정서카드의 '기대감 Expectancy' 카드 뒷면의 질문이다.
주저 없이 답변할 수 있었다.
"일단, 노마드클럽 9기의 수료식인 바로 지금입니다!"
나의 자저전이 나왔다. 자저전은 진성리더십에서 리더는 자신이 직접 작가로서 목적에 이르는 자신만의 지도를 그린다는 의미로서 자서전(自敍傳, Auto-biography)이 아닌 자저전(自著傳, Autho-biography)을 지칭하는 진성리더십아카데미의 주요 그룹인 노마드클럽의 수료식 날이다. 2월부터 4개월 넘게 매주 주말마다 강의를 듣고, 나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요즘 개인적으로 참 험난한 시기를 지나고 있었다. "책을 쓰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어왔다. 그렇지만 해냈다!
연초부터 그동안 겪지 못한 몸상태를 느껴보고 있다. 매일 달리기를 하며, 건강에 대한 자신과 과신을 하던 내가 원인 모를 통증으로 무너져갔다. 밤에 상쾌한 밤공기를 마시며 달리며 매일 기운을 얻던 내가 집 밖을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초능력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요 몇 달을 혼란과 좌절로 시간을 보내왔다. 그러던 와중에 매일 밤 노마드클럽의 자저전 쓰기를 시작하고, 달리지 못하는 몸을 의자에 앉아 글을 쓰는 것으로 바꾸었다.
자저전을 쓰면서 과거의 나와 화해하며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자저전의 9화인 <마라톤은커녕 달리기 시합도 못해>에서 과거 유독 달리기를 못했던 어린아이인 나는 커서 잘 달리게 된 내 모습에 집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마라톤 대회는커녕 아들과 놀아줄 수도 없었던 내 모습에 아이와 달리기 시합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달리는 기쁨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자저전 쓰기는 앞으로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정해주었다. 12화 <집 정리가 어려워졌다면 전공책을 버릴 때이다>는 아내가 서재를 정리하는 차원에 전공책을 버리라고 몇 년 전부터 말해왔었다. 솔직히 몇 년을 주저하였다. 나의 흔적이고, 그래도 집에 전공책은 두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던 와중에 졸업 이후 정말 오랜만에 전공책을 펼쳐보았다. '참 공부를 열심히 했더라' 그전까지는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무기력한 삶이었는데, 사회복지를 배우고 내가 잘하는 것을 찾았다. 그런 마음이 드니 바로 전공책을 버렸다. 내가 전공책 그 차제라는 것은 가장 큰 자부심이었다. 앞으로의 인생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매일 쓰면서 힘이 생겼고, 거짓말처럼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다. 준비하던 강의를 6월부터 나갈 수 있게 되었고, 개인적으로 연구하는 학술지 연구 논문도 완성되어 갔다. 달리지 못하는 것이 나의 인생의 큰 좌절이라고 느꼈는데,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가족에 대해서도 조금 더 생각하게 되었다. 올해 상반기는 어쩌면 살아오면서 가장 큰 성과를 내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 '쓰는' 힘을 가지고 펼치게 될 나의 하반기가 더욱 기대가 된다.
작년의 진성리더십아카데미를 통해 저의 본질과 방향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노마드클럽 9기의 수료는 저의 본질과 방향을 명확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의 발표가 끝나고, 함께 수료했던 도반님들과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인생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동안은 마라톤을 뛸 만큼의 체력을 가진 것이 나의 초능력이라는 생각을 가져왔다. 하지만 지금, 여전히 달릴 수는 없지만 더 큰 초능력이 나에게 왔다고 생각한다. 비록 부족한 삶이었어도 나름 버티고 잘 살아온 나에게 대한 긍휼감이 들었다. 그리고 이처럼 훌륭하신 진성의 도반님과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존경심이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를 느끼게 된다.
수료식은 매 순간이 감동이었다. 오랜만에 온 꽤 많은 비는 귀찮기보다 요새 유행하는(?) 러브버그가 물에 쓸려 없어질 것 같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바쁜 와중에 모두가 틈틈이 준비한 수료식이지만 우연과 필연이 겹쳐서 훌륭한 하모니를 이루었다. 감사드릴 분들이 너무나 많다. 특히 이 진성을 만들어주신 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 윤정구 촌장님과 이창준 원장님, 무엇보다도 수개월 동안 저희에게 글을 가르쳐주시고 노마드클럽을 이끌어 주신 윤영돈 전장님 외 많은 분들께 받은 은혜를 언제가 꼭 갚아야지 싶다. 일단 우선은 가르침을 잊지 않고 나 자신이 삶의 주인공이 되어 더욱 열심히 글을 써야겠다. 단언컨대, 이 진성리더십아카데미라는 전문가의 놀이터에 들어온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일중 하나였다.
그래 나는,
초능력을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