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네 , 꽃이 지네

- 대화 속 봄날

by 하늬바람

(내 맘대로 문학기행)


꽃이 피네 , 꽃이 지네

- 대화 속 봄날


산유화

시 / 김소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 사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꽃이 지네


.. 끝


산이며 들이며 도시 어디에도 꽃들이 우리 눈을 행복하게 해주는 계절입니다.


그래서 내 맘대로 이아패드에 살짝 그려보았습니다.


꽃이 이렇게 사람들 눈을 자극하고 감성을 불러일으키다 보니 시, 소설 등 여러 문학 매체에서도 여러 상징으로 표현됩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만났던 김소월의 시 산유화, 진달래,부터 김춘수 시인의 꽃, 서정주 시인의 국화 앞에서 등등.


그리고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 첫 문장은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입니다. 간결한 문체에 섬과 꽃이라는 두 소재만으로도 임진왜란이라는 전쟁의 아픔과 고통,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비장함과 의지, 그리고 다시 피어나는 희망의 이야기가 애절하게 다가옵니다.

김훈 작가는 이 한 문장을 쓰기위해 일주일을 고민했다고 합니다.


화려하게 피었다가 언젠가 떨어지는 꽃의 숙명은 인간의 삶과 많이 닮아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문학과 예술에서 비유와 은유의 대상으로 사용되는 거겠죠.

어제는 봄비가 내리고 그 바람에 오늘은 꽃비가 내리는 3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봄바람에 나풀거리며 떨어지는 꽃잎들이 저의 마음을 흔듭니다.



오늘 점심때 단무지가 반찬으로 나왔습니다. 예전에는 다꾸앙 또는 닥강이라는 일본말로 불렀던 기억이 나서 식사하면서 그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단무지(타쿠앙) 스님(Takuan Soho)은 에도 시대 초기 일본 린자이종(임제종)의 고승이자 요리 연구가로, 무를 쌀겨와 소금에 절인 음식인 ‘다꾸앙즈케(단무지)’를 고안한 인물로 유명하다. 도쿠가와 쇼군의 검술 스승이었으며, 다도와 서예에도 능했던 그는 일본 전통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절임무 요리는 그분 이름을 따라 타꾸앙 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 출처 : 구글


여하튼 대단한 스님이셨는데 시인, 서예가, 화가, 차의 명인이었다고 합니다. 단무지에 얽힌 그런 이야기를 하다가 화투 비광에 얽힌 이야기도 했습니다.


화투에서 비광의 모델이 되는 인물은 일본의 서예가인 오노노 도후입니다. 비광 패를 보면 왼쪽 밑에 노란 개구리도 그려져 있습니다.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어느 날 오노노 도후가 서예 연습을 하다가 아무리 해도 안 되자 짜증 나서 밖에 나갔다가 개구리가 장마에 떠내려가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버드나무에 기어오르는 것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저는 이런 서사와 서정이 있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같이 식사하던 분은 저의 너스레에 소화는 잘 되셨을지 걱정되네요. 그리고 나니 자연스레 불교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 봄이 가기 전에 템플스테이를 가고 싶다더군요. 저는 종교는 없지만 템플 경험이 좀 있어서 장소를 추천해 드렸습니다.



말 나온 김에 오늘 봄꽃과 연결되는 불교의 선문답같은 이야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같은 나무에서 올해 피는 꽃은 작년에 피었던 꽃과 같은 꽃일까요? 다른 꽃일까요?

한 인생을 사는 사람은 시간이 흘러도 같은 사람일까요? 다른 사람일까요? 태어났을 때 세포는 성장하면서 다 교체되었다는 게 현대과학의 결론입니다. 물론 유전자가 기억하고 있겠지만요.


한 개의 초에 불을 붙여 놓았다가 옆사람의 초에 불을 넘겨주면 옆사람 초의 촛불은 내 촛불과 같은 불일까요? 다른 불일까요?

강에 흐르는 물은 앞에 흘러간 물과 같은 물일까요? 다른 물일까요?


제가 말하는 이 주제들은 예전에 이 책에서 읽었던 것들을 문득 생각해 본 것입니다.


출처 : 인터넷 책소개

이 책은 프랑스의 저명한 철학교수로 프랑스 한림원의 정회원인 아버지 장 프랑수아 르벨과, 분자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고 1965년 노벨의학상을 받은 프랑수아 자콥의 지도로 일류 과학자의 길을 가던 중 지도교수와 아버지의 곁을 떠나 히말라야 산중에서 티베트 불교에 입문해서 수행자의 길을 걷고 있는 아들 마티유 리카르 사이의 대화록이다.


프랑스 철학자인 아버지가 그의 아들을 만나러 티벳에 갑니다. 그의 아들은 과학자의 길을 가던중 어느날 티벳으로 떠나 불교 수행자의 길을 가고 있는데 이 부자간의 대화를 담은 책입니다. 그 대화가 저에게 준 화두가 선문답식으로 제 가슴에 남게되어 기억해보았습니다.


봄비와 봄꽃에서 다꾸왕에 화투까지 이어지다가 불교 선문답까지 나아가게 되었네요.


이런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다 보니 오늘 밤에 산책 때 보게 될 벚꽃이 더 느낌 있겠네요.


꽃이 피네.. 꽃이 지네..

(친구가 보내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