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에서 화두가 되는 이슈는 단연 ‘AI’다. 뉴스 기사부터 유튜브 영상, SNS를 비롯한 각종 플랫폼에서 AI의 현재와 미래를 놓고 다양한 견해가 쏟아진다. 뛰어난 전문가들의 언급만큼이나 일반 대중의 관심도 뜨겁다. ICT 업계에 몸담고 있는 나 역시 주변 지인들에게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AI를 정말 써야 할까?”이다.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지극히 단순하다. “직접 AI를 사용해 보셨습니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온갖 영상과 기사로 ‘AI는 혁명이다’ ‘머지않아 우리 일상 전반이 AI로 뒤바뀔 것이다’라는 내용을 접했을 뿐, 정작 무료로 공개된 AI 툴조차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나는 늘 가장 먼저 AI를 실제로 체험해 보라고 권한다. 머릿속으로만 상상하거나 간접적으로 접하는 것과, 직접 몇 차례나마 손수 다뤄보는 것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온 AI의 활용 사례를 떠올려보자. 일단 온라인 쇼핑을 해본 적이 있다면, 쿠팡이나 G마켓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자동으로 추천 상품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알고 보면 이 추천 시스템이 바로 AI 모델에 기반해 작동한다. 만약 특정 카메라 렌즈를 검색했다면, AI는 나의 과거 구매 이력, 다른 사용자들의 구매 패턴, 상품 페이지 체류 시간 등을 복합적으로 분석해 ‘비슷한 스타일의 다른 렌즈나 어울리는 삼각대’를 보여준다. 그 정확성과 신속함은 대부분 사람이 “괜찮은 제안이군”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다.
또 다른 예시로는 최근 많은 여행사가 자사 홈페이지에 AI 챗봇을 도입했다. 여행 상품 상담뿐 아니라, 항공권 예약과 호텔 예약을 한 번에 처리하며 세세한 일정을 조정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소위 ‘챗GPT 계열’이라 불리는 대화형 AI를 활용하기에, 일반 고객 서비스 지원만이 아니라 맞춤형 패키지까지도 실시간으로 추천이 가능하다. 이뿐 아니라, 은행권에서도 단순한 예적금 상담을 넘어 대출 가능성을 추산하고 금리 변동까지 반영하는 챗봇 시스템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공공기관 역시 적극적이다. 시·구청의 민원 처리를 위한 자동 응답 시스템, 각종 서류 발급 절차 안내를 위한 챗봇은 이미 많은 지자체에서 도입 중이다. 예전 같으면 해당 업무를 잘 모르는 담당자가 몇 번씩 조회하고 확인해야 했을 정보를, AI는 즉시 검색하고 설명해 줄 수 있다. 이것이 편리함의 극치가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사람들은 AI를 낯설어한다. 앞서 퍼스널 컴퓨터(PC)가 처음 나왔을 때도 그러했고, 인터넷이 대중화하던 시기에 “굳이 온라인으로 뭘 하나?”라는 의문을 품었던 이들도 많았다. 스마트폰이 처음 세상에 공개될 때, 특히 스티브 잡스가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오는 컴퓨터라고 소개했을 때 나이 드신 분들은 공포에 가까운 두려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80대가 된 노인들조차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두 세대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간편 송금이나 채팅 앱을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사용 범위가 크고 작음, 깊고 얕음은 있을 수 있으나,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편리함을 추구해 왔다. 마차 대신 자동차, 오프라인 상점 대신 온라인 주문, 유선 전화 대신 무선 스마트폰…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편리하다’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다. AI에 대한 입장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세상의 흐름은 내가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그 흐름에 순응하는 편이 더 빠르지 않겠는가?”라는 사고는 경험에서 비롯된 지혜이기도 하다.
물론 AI에 대한 무분별한 의존이나 윤리적·법적 문제의 소지는 전문가와 입법기관, 규제 당국에서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예를 들어, AI가 생성하는 의료 진단 혹은 금융 투자 추천을 어떻게 관리하고 책임질 것인가 하는 질문은 점차 중요해질 것이고,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위험 요소들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은 제도적 장치와 사회적 합의가 뒷받침될 때 해결될 문제지, 그렇다고 AI라는 흐름 자체를 거부하거나 중단할 수는 없다는 데 거의 모든 전문가가 공감한다.
이렇듯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을 인간이 지식적인 측면에서 추월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십만 권의 책이나 전문 논문을 습득하고, 이를 복합적으로 통합·추론하는 능력은 한 사람이 한평생 노력을 기울인다 해도 도달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게다가 지금 이 순간에도 AI는 전 세계에서 새롭게 생성되는 데이터와 정보를 학습하며 더욱 강력한 분석 능력을 갖춰가고 있다. 물리학자 뉴턴이 사과가 떨어지는 현상에서 중력을 발견하듯, AI도 우리의 일상을 분석하고 해석해 새로운 차원의 편리함과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제 와서 “AI는 어렵다” “AI가 조금 무섭다”는 감정만으로 이를 외면한다면, 오히려 사회·경제적으로 더 큰 격차를 만들 위험이 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AI를 업무 현장에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개인들도 블로그 글쓰기에 AI를 활용하거나, 작곡과 미술 창작에도 AI 기반 툴을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이같이 인간과 AI가 협업하는 시대를 맞이했는데, 자신의 협업 파트너가 인간이 아닌 AI라고 하여 크게 문제 될 일은 없다. 오히려 그 협업의 결과물은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수 있다.
“AI와의 동거는 당신이 결정할 문제다.” 이 말이 어쩌면 명확한 결론일 것이다. 다만, AI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사람과 AI를 배척하고 회피하는 사람 사이의 차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질 가능성이 높다. 그것이 곧 부와 빈곤의 양극화, 지식과 무지의 분열 등을 심화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오히려 일찌감치 AI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것이 ‘남는 장사’가 아닐 수 없다. 마치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유행으로 끝날 거라며 무시했던 이들이 결국 뒤처지게 되었던 사례가 떠오른다.
자연스러움을 막으려 하기보다는 그 흐름에 올라타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이미 인터넷이 그랬고, 스마트폰이 그러했으며, 우리 앞에 놓인 AI도 마찬가지다. “AI를 대체 왜 써야 하느냐”에 대한 답은, 사실상 “굳이 쓰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는 반문과 다르지 않다. 눈앞에 풍부하게 펼쳐진 AI 서비스와 도구를 가볍게 체험해 보는 것만으로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작은 경험이 쌓여 결국 당신의 일상을 더 효율적으로, 더 창의적으로 만드는 길이 된다.
결론적으로, ‘AI를 쓴다’는 행위는 이미 지극히 자연스러운 흐름이며, 그것을 잘 활용하는 만큼의 이익 또한 분명히 뒤따른다. 어떤 기술이든, 그 시작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시대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거대한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 새로운 시야를 얻을 것인가, 아니면 해변가에서 멀어져 가는 배를 그저 바라볼 것인가? 답은 이미 주어져 있다. 그리고 그 길은, 우리 모두에게 궁극적으로 ‘남는 장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