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과기정통부 업무계획」 발표를 보며
지난 1월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에게 2025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이 계획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계획은 인공지능(AI)으로 디지털 대전환, 과학기술로 미래 선도라는 기치 아래, 미래 신산업 육성과 민생경제 지원을 모두 포괄하는 청사진을 제시한다.
인공지능 3대 강국을 향한 과감한 행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인공지능 분야의 육성이다. 과기정통부는 1조 원 규모의 범용 인공지능 개발 사업을 기획·추진하며, 국가 인공지능 컴퓨팅센터와 데이터센터 같은 핵심 인프라의 구축을 본격화한다. 이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인공지능 기본법을 시행하고 후속 법령을 마련하여 규제·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오늘날의 세계경제는 인공지능 기술력의 확보 여부에 따라 국가 경쟁력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조업·금융·헬스케어 등 산업 전반에 이미 AI가 깊숙이 스며들고 있으며, 데이터가 21세기의 원유로 불리는 시대다.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단숨에 세계 3대 AI 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는 현실적인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바이오·양자기술로 넘보는 미래 산업
바이오와 양자기술은 거대한 미래산업이자 국가 핵심 전략기술로 꼽힌다. 과기정통부는 국가바이오위원회 출범을 추진하고, 합성생물학 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법 제정도 계획 중이다. 생명공학 패러다임이 반복실험에서 인공지능·데이터 기반 연구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지금이야말로 과감한 투자와 규제혁신으로 바이오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적기다.
양자기술 역시 전 세계가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다. 과기정통부는 1,000 큐비트급 양자컴퓨터 개발 사업에 본격 착수하여 향후 5년간 집중 육성을 예고했다. 양자컴퓨팅은 복잡한 계산 문제와 빅데이터 처리에 혁신적인 성능을 제공함으로써, AI·바이오·금융·물류 등 다양한 산업에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이런 첨단 분야에서 대한민국이 주도권을 확보한다면, 국가 경쟁력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
기술사업화 생태계, 연구실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우리나라가 뛰어난 연구개발(R&D) 역량에 비해, 사업화 성과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비판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정부가 내놓은 범부처 기술사업화 생태계 조성 계획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 대책이다. 기술사업화 온라인 플랫폼을 혁신하고, 부처별로 흩어져 있던 투자·지원 기능을 한데 모으는 원스톱 지원체계가 구축되면, 연구자와 기업의 협업이 한층 원활해질 전망이다.
특히 연구자들의 창업·기술이전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와 더불어 출연연, 과기원 등 공공 연구조직 내 기술사업화 전문조직(TLO)의 역량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이는 연구 성과를 산업 현장으로 이끌어내는 데 있어, 현장 전문가 육성의 중요성을 정부가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국판 MIT·스탠퍼드 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인재 양성과 디지털 포용, 사람 중심의 혁신
이번 계획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인공지능·소프트웨어 분야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정부 의지다. 석·박사급 인재 육성, 여성과학자 경력 단절 방지 지원, 청년창업 기회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첨단기술분야 인력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AI 인재 쟁탈전에서 대한민국이 뒤처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또한 정부는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고, 전 국민이 디지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알뜰폰 경쟁력 강화, 최적 요금제 고지 제도 개선 등 디지털 포용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디지털 격차 해소와 안전 확보는 산업 발전만큼이나 중요한 국가적 과제다. 초고속·초연결사회가 가져올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보이스피싱·스미싱 등 사이버 범죄를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제도적 장치와 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 역시 필수적이다.
지역 균형발전, 과학기술이 해법이 될 수 있다
수도권 중심의 과학기술·산업 구조를 개편하고, 지역에서도 첨단기술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또 다른 중요한 과제다.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AI·소프트웨어 거점을 조성하고 지역 연구개발특구를 통해 우수 공공기술 기반의 연구소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전략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인재 유출을 방지하는 데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역사회 현안 해결을 위한 지역 디지털 혁신 사업과 지능형 마을(스마트밸리) 조성은 미래도시 모델을 지역에서부터 실험적으로 구현해 보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과학기술이 실제로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격차를 해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민적 지지와 참여도 한층 확대될 것이다.
정부 역할과 민간의 창의적 도전이 함께 가야
궁극적으로 과학기술·디지털 혁신이 국가 발전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제도 정비 그리고 민간 기업과 연구자들의 창의적 도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규제 완화와 인프라 구축을 통해 혁신의 기반을 마련하고, 민간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이미 세계는 치열한 기술패권 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인공지능에서 바이오·양자기술까지,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강대국 간의 경쟁은 국가의 생존과 위상이 걸린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기업·학계가 협력해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과학기술 기반의 산업생태계를 튼튼히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맺음말
이번 과기정통부의 2025년 업무계획은 대한민국이 기술 선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거대한 그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실행 단계에서 수반될 구체적인 정책 이행과정 및 예산 확보, 부처 간 협업의 시너지 창출 여부가 최종 성패를 가를 것이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이 강조했듯, 어려운 민생을 지원하면서도 미래 선도국가로서 기술 경쟁력을 확립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앞으로 과학기술·디지털 혁신이 국민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부의 의지와 민간의 도전이 맞물려, 대한민국이 진정한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날이 실현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