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공무원들의 분위기
무더위가 완전히 한풀 꺾인 8월 말 어느 날,
00시 공무원 채용 과정으로 퇴직 공무원 A, 현직 공무원 B 그리고 외부 전문가 C가 한 팀이 되어 1차 필기시험 합격자에 대한 최종 대면 면접을 진행하기 위하여 연수원의 한 방에 모였다. 탁월하게 우수한 인재나 또는 현저하게 미흡한 지원자를 걸러내는 과정이다. 지원자가 평범하게 면접을 본다면 필기시험 점수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는 방식이다.
면접이 시작되기 전에 그리고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면접관들 사이에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오갔다. 오늘은 공직사회의 젊은 세대 공무원들의 세태와 현실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높은 B 면접관으로부터 최근에 입직한 공무원들의 분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최근 수년 내에 들어온 젊은 공무원들은 기본적으로 맡은 업무를 잘해보겠다는 의지가 약하고 일을 하더라도 소극적이거나 문제 해결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B 면접관 혼자 만의 생각일 수도 있다).
대부분 독자나 두 형제로 성장한 배경 때문일지 모르지만 개인주의 또는 이기주의가 강하여 팀이나 조직보다는 혼자만 성장하거나 자신만의 워라밸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팀장으로서 어느 젊은 직원에게 새로운 일을 맡긴다고 하면, 느닷없이 며칠 동안 휴가를 내는 경우도 있고, 결국은 새로운 일은 평범하고 정상적인 팀원들이 나누어 맡게 된다는 것이다. 문제의 그 젊은 친구는 자신이 하고 싶은 비교적 쉬운 일만 하고 그나마도 민원인과 마찰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리고, 입사한지 1~2년도 안되어 퇴직하는 공무원도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직 내에서 주변 인물들에 대한 배려가 거의 없고 안하무인 성향이 강한 직원들 중에는 상위권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잠시 근무하다가 원만하게 적응을 못하여 퇴직 후 1~2년 정도 공시를 준비하여 공무원의 세계로 진입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들은 공무원 세계에서도 정상적으로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자신만의 세계를 추구하며 비상식적인 업무 태도 등에 대하여 지적을 하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운운하고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상사의 업무지시나 발언에 대하여 꼬투리를 잡아 걸고넘어지거나 또는 관련 법규 등으로 무장하여 논리적인 반박을 하는 등 정상적인 업무 진행을 방해하고 조직 분위기를 망치는 것이다.
왜 이러한 폭탄이나 또라이 같은 직원이 많아지고 있을까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예전에 비하여 어린 시절에 친구들과 자유롭게 노는 시간이 부족하고 부모의 과잉보호와 게임 등으로 혼자서 노는 경우가 많아져서 예전보다 사회성이 떨어지고 있다 B 면접관의 의견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이러한 현상은 공무원뿐만 아니라 대기업이나 일반 기업체에서도 유사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보았다. 조직의 성과와 생산성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문제를 야기하는 폭탄 같은 직원 채용을 최소화하는 해결책 중에는 채용 전문가를 양성하여 기업에서 적극 활용하는 방법과 공인 채용 전문가 제도를 도입하는 방향도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아무튼, 공무원 조직에서는 역량이 탁월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조직을 헤치는 폭탄 같은 직원을 걸러내는 것이라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개인적으로는 폭탄 같은 직원을 걸러내는 탐색 질문이나 노하우를 (전문면접관이나 심리 전문가들과 함께) 더 연구하고 정리하고 교육하여 채용 현장에서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