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기반 예술 연구와 기획(석사유학과 장학제도)1

어디서 공부할 것인가 - 영국 석사 유학 편

by 큐레로그 curalogue

사진은 UCL에서 주디스 버틀러 교수 특강 들었을 때이다. 그 때만해도 '기술기반 예술', 미디어아트를 연구하고 기획하는 일을 하게될 줄 몰랐다. 돌아보면 연관이 없어보이는 모든 것이 촘촘히 엮어져 지금의 기획과 연구를 지탱해주고 있달까. 이번 편은 '기술기반 예술 연구와 기획', 이 길이 궁금한 분들께 전달해드리고자 하는 유학과 장학제도 정보 편이다.


사실 이렇다할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하기 무색한게, 비전공자로 미술사 석사학위를 수여받고 미디어아트문화학 석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은 '교수님(귀인)'의 역할이 8할, 그리고 운이 다였다.


영어영문학과 전공으로 학부시절 들었던 모 예술경영 강좌 교수님께 전시 기획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씀 드린 적이 있다. 교수님은 미술관에 재직하고 있으셨음에도 나에게 전시업을 추천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 해당 강좌 성적도 그렇게 좋지 않았다. 웃기지만 '포기하지 않았다'라고 다음 문장을 쓰기 무색할 정도로 타격이 없었다.

아니, 전시기획을 추천하지 않으실거면
교수님도 미술관에서 벗어나야하시는 것 아냐?

그렇다. 뭘 모르는 대학생의 패기는 꽤나 강렬했고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다. 그렇게 나의 첫 귀인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고 빠르게 내게 손을 내밀었다. 전공과목 면담시간, 졸업을 앞둔 것이 무색하게 팀플에 빠져있는 나를 보며 교수님은 지나가듯 내게 졸업 후 계획을 여쭈셨다. "저는 전시기획을 할 거예요" -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학원 준비를 하고 있냐 물어보시기에, 국내 대학원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넌 한국에서 대학원 가지마. 해외로 가.

에? 왜요? 라고 묻는 나에게 교수님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해외로 나가라 하셨다. "교수님이 추천서 써주실거예요?" 당돌하게 물으니 자기소개서도 가지고 오라고 하셨다. (K대 피터 막걸리 교수님 최고..) 교수님은 문장 단위로 자기소개서를 고쳐주시고 추천서도 마음을 찐하게 담아 써주셨다(읽어보지 못했지만 그렇게 느껴졌달까..) 그렇게 교수님이 추천해주신 학교 1군데와 런던 소재의 학교 2군데, 총 3군데를 썼고, 모두 합격했다. 두군데는 미술사, 한군데는 아시아 현대 미술과 미술시장 전공이었다.


영국 미술사 석사 유학

석사 유학 정보라기에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것 안다. 영국유학을 정한 이유는 석사가 1년이라는 사실이 한 몫했고, 교수님이 강력하게 추천해주시기에 지르고 보자 했다. 당시 미술사 석사 유학 정보가 너무 없어서 유학 컨설팅도 한 번 받았었고, 컨설팅을 받은 후에도 어느 학교를 지원할지 생각보다 암담했었다. 일단 각 학교의 미술사 커리큘럼과 연구분야, 교수진을 확인하고 나와 핏이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학교를 몇군데 골라보았는데, 브라이튼에서 교환학생을 했던 경험으론 무조건 도시, 그것도 대도시가 맞을 듯 싶었다. 가장 중요한 연구분야 및 교수진과의 핏 외 기준은 1. 전시를 마음껏 볼 수 있을 것 2. 다른 도시와 나라로의 이동/여행이 용이할 것 3. 언어문제가 없을 것 정도였다.


합격소식을 들었을 때, 어느 학교를 갈 지 생각보다 고민을 많이 했다. 추천서를 써주신 다른 미술사 교양 수업 교수님들께 여쭈자, 그 어느 누구도 함부로 어느 대학이 더 나은지, 어떤 프로그램이 좋을지 말씀을 삼가셨다. 오히려 나에게 물으셨다. 무얼 공부하고자 하는지, 대학원 졸업 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당신의 말씀이 나의 미래를 함부로 좌지우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과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은 내 자신이 잘 알거라는 말씀이 나를 더 단단하게 했다.


물론 서류 요건 - 학부성적, 영어성적, 관련활동, 자소서 등 -을 충족하는 것은 필수조건이다. 그리고 나의 경우 엄청난 귀인의 도움과 운이 따랐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요인을 충족한다면, 운은 당신의 편에 서지 않을리 없다 믿는다.


1년은 생각보다 짧았고, 빠르게 석사학위를 거머쥔 나는 2-3년 석사생활을 한 다른 이들만큼 공부가 충분한가, 자격지심 아닌 자격지심을 잠시 가졌었다. 그럴새도 없이, 또 다른 귀인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학비, 경비, 생활비 모두 지원해주는 장학 프로그램이란다. 인문계에 그런 장학 프로그램이 있다고? 있더라. 두드리면 열리는 유럽의 문은 2탄에서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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