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이면 여의도로 향한다. 지하철로 1시간 걸리는 무료한 시간이다. 책을 꺼내들어 한 줄 한 줄 일어 내려가 본다. 바쁘게 움직이는 눈동자와 바쁘게 움직이는 지하철, 행여나 목적지를 지나칠까 방송 소리에 힐끔힐끔 안내 전광판을 보느라 바쁘다.
지하철에서 책을 볼 때는 1시간 내내 서서 책을 본다. 앉아서 보면 옆 사람과 부딪히면서 신경이 분산되고, 가끔 졸음이 오기 때문이다. 힘이 들기도 하지만 매일 앉아서 작업을 하는 나에게는 좋은 시간이 된다.
집중을 하다 보면 역을 잘못 내릴 때도 종종 있다. 약속 시간보다 항상 일찍 나오기에 늦는 일을 발생하지 않지만 이럴 때는 기분이 썩 좋지 않다. 다시 돌아가는 지하철에 몸을 싣고, 목적지로 가본다.
날씨 맑음,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하다. 비가 지나가고 나서 그런지 공기도 신선하게 느껴지는 하루다. 일과를 마치고 다시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책을 펴고, 왔을 때의 행위를 이어 나간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면 지쳐서 한동안 멍하니 있다. "아마도 서서 지하철을 타서 그런 것이겠지" 꼬르륵거리는 소리로 저녁을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준비를 해본다.
예전에 볶아놓은 두반장을 사용해 보겠다. 볶음 두반장으로 이색적인 볶음 라면을 만들어 볼 것이다. 그것도 중화풍으로! 여기에 두부만 넣으면 마파라면 이 될 것이다. 오늘은 두부를 빼고 만들어 볼 것이다. 볶음 라면 만들기 바로 시작해 보자!
라면 1개
볶음 두반장 1 큰 술 반
계란 1개
양파 1/3개
대파 1/2개
당근 약간
양배추 약간
돼지고기 약간
다진 마늘 1/2 큰 술
굴 소스 1/2 큰 술
미원 1/3 큰 술
간장 1/3 큰 술
미림 1/3 큰 술
고추기름, 참기름, 참깨
1.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누어 양파를 썰 것이다. 첫 번째는 양파를 얇게 슬라이스(채 썰어) 해 준다. 썬 양파를 물에 담가 매운 기를 제거해 준다(고명용). 두 번째는 볶음 용이다. 작게 다이스(다지기) 해 준다.
2. 대파를 얇게 총총 썰어주고, 당근과 양배추는 작게 다이스 해준다. 대파를 제외한 다진 야채를 섞어 준다.
3. 돼지고기도 야채처럼 다져준다.
4. 라면을 삶아 찬물에 식혀 준비한다.
5. 팬에 기름을 두르고, 계란을 스크램블 해 접시에 따로 덜어 놓는다. 그 후 팬에 돼지고기를 볶아 준다.(센 불)
6. 볶은 돼지고기에 썰어놓은 대파 1 큰 술, 다진 마늘 1/2 큰 술을 넣고, 볶은 후 간장 1/3 큰 술, 미림 1/3 큰 술을 넣는다.
7. 바로 섞어놓은 야채를 넣고, 굴 소스 1/2 큰 술, 미원 1/3 큰 술, 볶음 두반장 1 큰 술 반을 넣어 볶아준다.
8. 불을 끄고, 식힌 면과 스크램블 해 놓은 계란을 넣어 다시 볶아준다.
9. 참기름, 고추기름을 넣어 마무리한다.
10. 접시에 잘 담아준 후 후추를 뿌리고, 물에 담가놓은 양파의 물기를 짜고 라면 위에 고명을 올린다. 그 위에 대파와 참깨를 솔솔 뿌려주면 된다.
두반장을 사용한 라면 레시피가 없을 줄 알았는데,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많이 있어서 놀랐다.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쉽게 됐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에 기쁜 마음이다.
올라가는 고명은 양파 대신 파채나 무순을 올려도 좋다. 라면을 먹으면 아삭한 식감을 더해줄 재료가 적당하다. 이 레시피에는 볶음 두반장을 사용했는데 만약, 일반 두반장을 사용한다면 설탕을 꼭 넣어 만들어야 한다.
물론 맛은 볶음 두반장으로 만드는 것이 좋겠지만 말이다. 라면의 면은 사리면을 쓰지 않았다. 사리면의 면발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신라면 면을 사용했다. 각자 선호하는 라면 브랜드의 면을 사용해 보아라. 걸쭉한 소스를 내고 싶다면 면을 넣기 전에 물을 부어 끓인 후 전분을 풀어 소스를 만들면 된다.
나중에 이와 비슷한 볶음 짬뽕도 준비해 보겠다. 매운 것을 싫어한다면 고추기름을 빼고, 매운 것을 좋아한다면 청양고추를 고명으로 넣어 비벼 먹으면 된다. 라면을 안 먹으려 할 뿐 라면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조금 더 맛있고, 색다른 라면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줘 보자.
심플더웍 요리연구가 한두성
010-9635-26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