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사진관에서 가족사진을 찍었다.
몇 해 전 출간회 날 찍은 사진도 있고 여행 중 찍은 사진도 있기에
굳이 사진관 사진이 필요할까 싶었지만
더 나이 들기 전에 거실에 걸어두면 좋을 기념사진이면 좋겠다는 며느리 제안에 동의해 찍게 되었다.
출입구부터 북적 대는 것이 결혼사진을 비롯해 가족사진을 찍는 손님들이 많아 약속시간 보다
대기시간이 늦어지는 했지만
바삐 움직이는 스텝들, 사이즈 별로 정리되어 있는 구두며, 드레스, 한복부터 청바지에 정장 등등
모델들의 패션쇼 장 뒷모습을 보는 듯 신기하고 재미나 지루함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분장실에 들어가자, 머리 손질부터 시작해 색조 화장을 하는데,
아들 혼사날 혼주 화장하던 생각이 나면서 나이 들어 이런 호사도 해본다 싶은 것이 다소의 흥분이 일기도 했다.
화장을 마치고 촬영장에 들어가 지정 장소에 앉자 각종 행사 사진촬영 때 '앞에 보시고, 웃으세요. 치즈' 등을 하면서 하나 둘 셋에 바로 찍는 줄 알았더니
눈을 마주 보고, 손을 어디에 두고 다리를 어찌하라는 등 요구가 많고
계절별로 꾸며진 방을 옮겨 다니면서 콘셉트를 잡아 찍는 것이 영화 촬영을 하는 배우가 된 기분이 들었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손녀가 지루해할 줄 알았는데 작가님의 요청에 따라 구도 방향을 잡아가며 동작을 하고
표정 연기를 하는 것이 사진 찍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사진 찍기가 끝나자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바로 포토샵을 한 뒤에
컴퓨터 화면을 보며 필요한 장 수만큼 선별해 최종 선정된 컷을 큰 사진과 앨범으로 만들어 준다고 한다.
사진촬영을 마치고 집에 내려오는 동안 카톡으로 사진이 전송되었다.
보내온 사진을 보면서 참으로 빠른 시대에 살고 있구나 싶고 가족사진이라는 소량의 사진을 위해서도 이리 고생스럽게 일을 하는데 수많은 사람이 등장하는 영화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동이 요구될지
각종 영화상이며 연말 드라마 상 수상식 때 배우들이 스텝들의 이름을 거명하는 것이 이해가 되고 영화에 진심을 다하는 사람들에게 존경심이 들기도 했다.
이렇게 사진직기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시작하는 병오년 적토마의 정기받아 건강한 날 이어가기를 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