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된 시절

by 선지 마르소

꽃밭에 누군가 누워있어


또다시 슬픈 계절이 찾아왔나 봐


베란다에서는 해바라기 우는 소리가 들려와


그녀가 울면 나도 덩달아 슬퍼져


아득히 먼


어딘가의 옛풍경처럼


아련하게 머릿속을 맴돌아


'나는 이제 고아야'


고향으로 향하는 배 위에서


아이의 엄마가 말해


아이의 외할머니는 이틀전에 돌아가셨어


'그럼 나는 고아의 아들인 거야?'


그때 아이의 목소리는


하늘 높이 올라가


절멸할 것처럼 흔들리더니


'맞아, 하지만 너도 언젠가 고아가 될 거야'


'확실히?'


'응, 확실히 그렇게 될 거야'


이내 척박한 땅 위로 떨어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