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깊어진 속
조개를 주웠다
그간 어떤 세월 견뎌왔는지
깊고 깊어진 속 감추려
있는 힘껏 다문 입이 안쓰러워
그 옛날 언젠가
조개의 어린 시절
보드라운 속내 열어
보여도 될 만큼
안전한 그곳에서
활짝 환하게 열렸을 입
예고 없는 폭풍우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그날
마치 조개는 존엄한 생명이 아닌 듯
가차 없이 내리꽂는 역경
소란스럽게 잔인한 굉음
그럼에도
본디 마음 지켜내려
단단하지만 불편한 옷
꾸역꾸역 갖춰 입었을 너
그때부터였던가?
꾹 닫혀버린 너의 입
네가 지키고 싶은
그 마음 헤아려
난 더 이상 네게 묻지 않고
가장 고요한 바다를 찾아
가만히 놓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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