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하면 신랑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결혼 1개월차, 지난 연애때와 같이 다툼없이 한 공간에서 잘 살아나가고 있다. 이렇게 잘 지낼 수 있는 이유에는 우리의 말과 말투가 큰 역할을 해준다는 것을 최근들어 더욱 느끼고 있다. 사실, 내 주변에는 결혼한 친구들이 많이 없어, 다른 부부들의 실상을 알기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결혼지옥'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부부들의 생활을 엿보곤한다. 그 부부들도 처음부터 말과 말투가 저렇게 사납고 흉하지는 않았겠지만, 듣기만 해도 짜증이나거나 듣기싫은 말투와 소통이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신랑은 안다. 내가 리듬감있고, 밝고 낭낭한 목소리로 무언가 속도감있게 얘기하면, 자신한테 무언가를 요청하거나 시키는 거라는 걸. 그래도, 그걸 또 잘 받아준다. 내가 하기 귀찮은일은 상대방도 하기 귀찮은 일이고, 내가 하기 어려운 일은, 상대방도 하기 어려운일이다. 늦은 저녁 쓰레기를 버리는일, 무언가를 치우는 일, 무언가를 가져와 주는 일,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피곤한 몸을 이미 뉘인 상태에서는 그 몸뚱이를 일으켜 세우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다.
물론 나도, 신랑이 그렇게 귀엽게 요청하면 받아주는 편이다. 같이 밥먹고, 화장실에서 칫솔을 칠해오는 것 하나 가지고도 우린 장난을 친다. 보통 내가 신랑한테 더 많이 심부름을 시키는 것 같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잘 들어주고 있다. 그리고 칭찬도 많이 해준다. "아구~ 너무 잘 했어용. 살림남이네~" 라고 해주면, 남편은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리면서, 내가 시킨일을 잘 마무리 해준다. 작은 심부름이더라도 고맙다는 말은 꼭 해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의 부름에 상대방이 귀찮은 몸을 이끌고라도 응했다는 것이고, 그 행동에 나는 항상 응원과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된다는 것이다. 돈도 안들고, 서로 기분도 좋게 집안일을 더욱 빨리 끝낼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있더라도, 기분나쁜 잔소리는 금물이다. 설거지 뒤에 그릇에 고춧가루가 하나 남아있다면, 그냥 조용히 떼어낸다. 그리고, 나중에 "요렇게 요렇게" 하면 더 좋다고 설명해준다. 그러면 잘 받아들이고, 그 부분은 언젠가 반영될 것이다. 기다림이 필요하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내가 모든일을 떠앉고 하다보면, 나중에는 나만 모든 일을 하고 있고, 상대방은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방법으로 이제는 나보다 더 청소를 잘하는 남편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좋다. 고마워 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