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최은영

“네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네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 일이 그래. 항상 네가 먼저야. 옛날 일 아무것도 아니야.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2018년, 15년 만에 엄마와 나란히 앉아 본 드라마 <나의 아저씨> 속 대사였다. 그날 밤, 나는 이 말을 곱씹으며 한참을 숨죽여 울었다. 그리고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 <서울의 미지>에서 이런 대사를 들었다.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아직 멀었지만, 오늘은 아직 모르는 거야. 오늘은 살아보자.”


그 말은 절망 속에 무너져 있던 주인공을 다시 삶으로 걸어 나오게 하는 다정한 초대였다. 말이 사람을 살린다는 건, 바로 그런 의미일 것이다.


성경에 이런 구절이 있다.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필요 없고, 다만 병든 자에게라야 필요하니라. 누가복음 5:31


건강한 이에게는 의사가 필요 없듯, 상처 없는 마음에는 위로가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평안히 살아가고 있다면, 이 아픔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그것 또한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 평안에 마음 다해 축하하고 싶다.


그러나 혹여 내가 지나온 길 위에 서 있는 이가 있다면, 이 글이 작은 등불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흔들리는 마음에 잠시 기댈 수 있는 자리, 다시 걸어갈 용기를 얻는 자리가 되기를. 그 바람을 담아, 이번 연재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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