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큐Ep.1_아침에서 기다릴게

R. Strauss - Morgen

by 찬유



안녕하세요, 찬유입니다.
[클큐]는 클래식 큐레이션의 줄임말로,
“당신만을 위한 클래식 성악 큐레이션”이라는 슬로건 아래 연재를 시작하려 합니다.


저는 성악을 전공하며 많은 곡과 작품을 공부해왔는데요,
그 과정에서 느낀 건, 클래식은 알면 알수록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장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처음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배경을 조금만 이해하면 전혀 다르게 들리기 시작하죠.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클래식을 너무 어렵게만 느끼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진입 장벽이 있는 것은 확실하나 그렇게 턱이 높은 장르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 클큐에서는 클래식을 좀 더 쉽고, 동시에 전문적인 시각으로 나누고 싶습니다.
특히 시와 음악이 만나는 장르인 가곡을 오래도록 사랑해온 만큼,
그 아름다움과 매력을 독자분들과 함께 나누려 합니다.


하지만 가곡뿐만 아니라 오페라 아리아, 오라토리오, 합창곡,
그리고 가끔은 기악곡까지도 함께 다루며, 다양한 클래식 레퍼토리를 큐레이션해드릴 예정입니다.


클래식을 듣는 즐거움이 여러분의 일상에도 작은 긍정적인 울림이 되길 바랍니다.
그럼, 첫 번째 [클큐]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럼 첫 번째 클큐 시작해보겠습니다.


그 대망의 첫 곡은

Richard Strauss (1864–1949)의 Morgen 입니다_!



strauss
John_Henry_Mackay.gif John Henry Mackay


이 곡은 모든 클래식 곡 중 제 최애곡인데요.

그래서 클큐의 첫 번째 곡으로 꼭 다루고 싶었어요.


이 곡은 독일계 스코틀랜드 출신 시인인 John Henry Mackay (1864–1933)의 시에

슈트라우스가 곡을 붙힌 가곡입니다.


독일말로는 리트(Lied)라고도 하죠_!


가곡이란 간단히 얘기 하자면 시에 노래를 붙힌 걸 가곡이라고 합니다.

단순히 멜로디에 가사를 얹은 노래가 아니라, 완결된 시에 작곡가가 곡을 붙여서 하나의 음악적 예술 작품으로 만든 형태입니다.


이 곡은 슈트라우스가 아내 폴린 드 안나(Pauline de Ahna)에게 결혼 선물로 바친 곡 중 하나예요.

“Morgen”은 그 중에서도 유독 조용하고, 곡의 여백까지 진심을 담은 듯한 아주 서정적인 곡입니다.


Morgen의 뜻은 아침, 내일이라는 뜻인데,

가사나 제목으로 보면 희망적이기도 하지만 곡의 반주부나 선율과 함께 들으면 조금 슬프게 들리기도 해요.


가사에서는 ‘내일, 우리는 손을 잡고 다시 만날 것이다’라는 희망이 담겨 있지만,

그 희망은 들떠있는 기쁨이 아니라 슬픔과 다정함, 그리고 조용한 사랑의 확신으로 표현돼요. 시의 내용이 죽음을 암시한다고 보는 해석도 있지만, 저는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는 영원한 사랑의 고백으로도 들려요.




감상 포인트


- 피아노의 전주부터 이미 곡의 정서는 시작돼요. 반주가 전주를 통해 분위기를 잘 형성하고, 가창자가 이 정서를 얼마나 잘 이어 받는지가 이 곡의 중요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 애가처럼 들리지만 이 곡은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어요.


- 서정적인 라인을 이어가면서 반대로 묵직한 진심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내일이면 아침이 다시 찾아올거란 그 문장은 실제로는 슬픈 약속 혹은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해요.


- 이 곡은 결코 가창력을 뽐내거나, 기교, 목소리로 울림을 주는 노래가 아니라, 진심과 여백을 통해 전달되는 노래예요.




추천 가창자 – Dietrich Fischer Dieskau (1925~2012)


20세기 최고의 바리톤이라 불리는 디스카우는 말하듯 부르는 리트 해석으로 유명하죠.

저 또한 그의 담백하고 섬세한 리트해석을 너무도 좋아합니다.

그가 부르는 Morgen 은 “내일”이라는 단어가 굳은 사랑의 약속처럼 들려요.




Und morgen wird die Sonne wieder scheinen

"그리고 내일이면 태양은 다시 떠오를 거예요"


"매일 아침이 찾아오듯 내 사랑도 아침에서 매일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거야."



https://www.youtube.com/watch?v=bMrg9blUTig


제가 제일 좋아하는 디스카우의 Morgen 라이브에요.


수많은 라이브가 있지만 이 라이브가 좋은 이유는

곡을 완전 이해하며 가창자에게 심혈을 기울여 맞춰주는

반주와 디스카우의 섬세한 리트표현이 잘 들려서 아주 좋아하는 라이브입니다.


리트의 대가 디스카우가 가창한 Morgen 들어보면서 이번 클큐 마무리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당신을 위한 클래식 큐레이션 클큐였습니다.

다음 클큐로 만나요_!




* 클큐(Classic Curation)’는 클래식 전공자의 시선으로 풀어낸 주관적인 큐레이션 콘텐츠입니다.

* 브런치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감성 클래식 큐레이션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