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간관계에서 제일 다이나믹한 사건 중 하나.
고깃집에서 지인에게 이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고기 굽던 직원이 훔쳐 듣다가 '거짓말 아니냐'며 끼어들게 한 스토리를 시작해보려 한다.
내가 그 언니를 알게 된 건 20대 초 알바를 시작하면서였다.
그전까지는 편의점에서 혼자 일을 하다가 처음으로 사람이 많은 곳에서 일하니, 언니 오빠들이 많고 활기가 차서 좋았다. 그중에서 나는 그 언니가 가장 맨 처음 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추구하는 이미지와 비슷하였고 너무 예뻤기 때문이다.
예쁘지만 성격은 털털하고 말투는 애교가 베여있어, 이성의 호감을 사고도 동성들의 시선을 받기에 충분했다.
언니와는 오래 알고 지내서 형부와의 연애 시절부터 결혼, 둘째 출산 이후까지 쭉 봐왔다.
지인 장례식과, 결혼식과, 조카를 본 것은 이 언니가 내 생애 최초여서 더 마음이 갔던 것 같다.
평소 독박육아를 하던 언니는 우리를 겨우 만나는 날에도, 형부가 애들을 봐주지 않아 결국은 우리가 언니 집과 언니 동네로 찾아가야만 만날 수 있었다. (첫째 출산 후부터 둘째가 태어나 자라기까지)
작은 체구에 자신의 몸집만 한 아이를 업고 집안일을 하는 언니를 보며, '화려했던 언니'는 어디 갔나 안쓰럽기도 하고 빨리 들어와서 자유시간을 주지 않는 형부가 밉기도 했다.
언니는 우리를 만나면 약간의 하소연을 하였고, 어느 순간부터 형부의 폭력성에 대해 가끔 말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항상 걱정이었고 나 또한 비슷한 아픔이 있기에 신경이 쓰였다.
언니도, 그 집 아이들도.
그렇게 알고 지낸 지 10여 년.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벌어졌다.
갑자기 온 형부 전화에 뭔가 촉이 왔다.
형부와 번호 교환은 한 적 없지만 전에 언니가 약속 날에 형부가 애를 보기로 약속해 놓고
당일에 다퉈서 언니의 연락을 받지 않는다며, 우리에게 연락을 해보라며 번호를 넘긴 적이 있다.
연락할 일은 다행히 없었지만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하여 그때 번호를 저장해 두었는데, 갑자기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으며 '왜 언니를 통하지 않고 나에게 전화를 했지?' 하고 의문이 들었다.
그것도 2통이나 부재중이 찍혀있었다.
평소 감정적이던 언니는 본인의 감정과, 이따금 형부의 폭행을 알리는 카톡 상태메시지를 적고는 했는데
형부의 부재중 전화를 확인한 그날도 그러하였다.
그래서 뭔가 직감적으로 느낌이 좋지 않아 언니에게 카톡을 하였다.
"언닝"이라고만 말했는데 갑자기 '잘못 전화했다'?
굉장히 수상하였다. 뭔가 형부가 보내고 있거나, 옆에서 보고 있나 느낌이 좋지 않아서 돌려서 말을 하였다.
그렇게 마무리된 줄 알았는데..
며칠 뒤 언니의 번호로 전화가 여러 번 왔다.
근무 중이어서 받지 못한 언니의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자마자, 나는 걱정되는 마음에 초조하게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 대신 카톡이 왔다.
언니는 이상하게도 내 전화를 계속해서 받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다시 부재중이 찍혔고, 30초도 안되어서 바로 전화를 걸어도 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하며 설마설마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