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5주간 수요일] 마음의 호환성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마태 11, 25)

by 어엿봄

그때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마태 11,25)


우리 주님은 지혜와 슬기를 갖춘 잘난 이들이 아니라 뭔가 부족한 철부지들을 찾으신다. 그분은 가난한 이와 병든 이의 벗이 되어주고 그들을 살리고자 이 세상에 오셨다. 세상 물정 모르고 아니 세상의 질서 안에서 배제되어 살아야 하는 그 작은 이들을 주님께서 보시고 또 아신다. 그리고 그분은 늘 "가엾은 마음"을 드러내신다.


작은 이들에겐 채워지지 않은 게 너무나 많아서 그들의 마음은 가난하고 또 가난하니 주님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이 그들에게로 향한다. 상처 투성이인 그들의 마음에 고통받고 아파하는 주님의 마음이 덧대어진다. 마음의 결이 같지 않다면 함께 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주님은 자신의 온 존재를 우리에게 내어주시고 또 드러내 보이시는데, 그분을 닮는 만큼 우리의 존재 역시 열려 그분을 알아보고 또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닮은 마음을 느껴보았다.


우리의 마음이 닮아 있다는 것은, 너의 눈을 보고 너의 마음을 읽고 또 그 마음을 들으며 이해한다는 것이다. 나의 아픔에 우는 것이 아니라 너의 아픔에 울어줄 줄 아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너로 인하여 눈물을 흘린다. 나의 가난함과 너무나 닮아 있는 너의 가난함에 나는 찬가를 읊는다. 그렇게 나의 울음과 찬미가 뒤섞이는 그 시간에 가난함이 조금씩 조금씩 채워지지 않을까? 그 가난함이 비워져 담아낼 수 있는 건 오직 하늘의 부유함이리라.


모자란 지혜와 슬기에 참으로 감사한 오늘이다. 하늘나라는 어린아이들과 같은 이들의 것이다. 오로지 받을 것만 잔뜩인 아이의 빈 마음으로 주님 앞에 선다. 내가 가난함에 기뻐 웃을 수 있다면 당신 고통에 슬퍼 울던 그 시간에 대한 위로 역시 받을 자격이 있다. 당신의 마음은 이 빈 마음으로 향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