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이야기
죽은 사람을 위해 비석을 세우는 이유가 뭘까?
관광지에 '누구누구 왔다 감' 표시를 남기는 이유가 뭘까?
왜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를 남기고, 알리고 싶어 하는 걸까?
심리학적이나 사회학적인 거창한 이유는 모르겠다. 다만 나도 비슷한 심리로 글을 쓴다.
"나 여기 있어요! 여기 있다고요!!"
아무도 보지 않고, 듣지 않아도 상관없지 않다. 단 한 명이라도 읽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록을 남긴다.
내가 일하고 있는 곳에 사는 사람들도 비슷한 마음 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정신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다.
조현병, 우울증, 조울증,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등등...
이름만 들어도 몸 서려 치고,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진단명 뒤에 우리와 같은 공간, 시간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직접적으로 목소리 내기 힘들고, 때론 사회적 편견에 움츠려 있지만 존재하고 있다.
"나 여기 있어요!! 그냥 그렇다고요. 딱히 더 바라는 것은 없어요. 나름대로 살고 있어요."
라고 소심하게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