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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튜디오 벗트 Feb 28. 2024

RM은 어떻게 미술을 사랑하게 되었는가?


미술계의 숱한 에디터들과 컬렉터들이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RM이 왜 미술을 사랑하는가에 대해 많은 추측과 근거로 의견을 나누었다. 아마 RM이 미술에 대한 애정을 최초로 언급한 것은 2019년 6월 7일 지민과 Vlive를 진행하면서가 아닐까? 콘서트를 마무리 한 멤버 지민은 RM에게 이렇게 물었다.



“되게 자주 가시잖아요 미술관을?”


단순한 궁금증에서 나온 질문이었을 텐데 RM은 몬드리안, 르누아르, 로스코의 이름을 언급하며 왜  자신이 미술관을 찾아가는지 설명한다.

 



Mark Rothko, Orange and Tan, 1954, pigmented hide glue and oil on canvas


“어떤 작가의 시대적 상황이 작품에 녹아져 있어요. 거칠게 막 내려 그은 것도 있고 빨간색으로 표현한 걸 보면, 이 사람이 이때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전성기, 초기, 말기 작품 등이 바뀌게 된 데에는 어떤 사람과 사랑을 했고 이런 마음으로 주로 작업했다는 게 머릿속에서 그려집니다. 그런 걸 보면서 내 취향도 알게 되고 내가 그걸 시각적으로 볼 때 나도 이런 느낌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으니까 뭐 그런데에서 미술에 빠지는 거 같아요.”


자유로운 소통을 추구하는 vlive이기에 다소 정리는 되지 않았지만 RM은 예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전했다. 그러면서 예술가의 작품을 찌꺼기라고 표현했다.




Piet Mondrian, Composition II in Red, Blue, and Yellow, 1930, Kunsthaus Zürich


“그런데 보면 어쨌든 우리는 그 사람들의 찌꺼기를 보고 있어요. 이게 왜 몇 백억이야? 몬드리안 이런 거 보면서 맨날 그런 생각을 했단 말이에요. 장난 같고 그랬는데 뭔가 나도 나의 감정으로 내가 뭔가 찌꺼기랑 기록을 만드니까, 가서 보면 기분이 그렇더라고요. 사람들이 우리 공연을 보러 올 때 이런 기분일까 싶어서 저도 미술관에 가요. 약간 대리 체험하는 느낌.”




음악으로 팬들과 밀접하게 소통한다고 알려진 방탄소년단이기에 그가 표현한 ‘찌꺼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배설물, 잔재 등 부정적인 요소가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찌꺼기란 표현은 쓸 만하거나 값어치가 있는 것을 골라낸 나머지 / 깊이 새겨지거나 배어 있어 청산되지 않고 남아 있는 생각이나 감정을 일컫기도 한다. 그가 표현한 찌꺼기는 모든 내용을 함의하는 것이리라. 방탄소년단 이전에 RM인 인간 김남준은 자신이 만든 노래에 쏟아낸 감정들을 추후, 그것을 듣는 팬들이 자신의 찌꺼기를 어떻게 바라보느라 궁금했고 이는 대리 체험을 위한 것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빨간색, 검은색, 단색화라고 가서 보면 이게 뭐 그림이야 이럴 수 있어요. 그렇지만 가서 보면 갑자기 눈물이 나요. 내가 슬펐는지 아니면 내가 울고 싶었는데 핑계가 필요했던 건지 모르겠어. 내가 그 순간에 꽂힌 것처럼 이 사람이 이걸 그렸을 때 슬펐는지 비참했는지 어땠는지 나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 순간은 왠지 이 사람도 나랑 똑같은 생각이었을 것 같은 거예요. 저는 음악이나 보면서 듣는 것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런 감정을, 순간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그래서 기쁘게 그렸을 수도 있어요.”



1시간이 조금 넘는 라이브 방송에서 자신의 동생이자 멤버 지민에게 속마음을 내비친 RM의 의중은 이러했다. 팬들의 마음을 공감하고자, 자신의 혼란한 감정을 작품과 공유하고자, 작가의 일생과 맞닿은 작품으로 공명하고자 RM은 미술관을 찾았다. RM은 어떻게 미술을 사랑하게 되었는가? 그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할 수 있겠다. 작품과 소통하려고.


이번 글 이후에는 RM이 소장하는 작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RM이 소속된 하이브의 유튜브, 그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에서 소장품을 찾아내어 그가 주목한 이유와 소장 작가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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