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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 솜 Feb 23. 2022

재택근무를 하는게 맞나?

재택치료? 재택근무? 내가 해야하는게 도대체 뭘까?

확진이되고 월요일이 밝았다.


보건소에서 보내준 격리통지서 1통을 문자로 받았으며, 곧 상사에게 확진관련 서류를 달라는 연락이 왔다.

격리통지서에는 확진일과 사유(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재택치료)가 명시되어 있었고, 메신저를 통해 전달하니 재택근무를 하면 될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재택근무를 종종하던 회사였던만큼 당연하단듯이 지시된 재택근무였다.

물론, 몸은 괜찮은지 예의상 물어주긴했지만 공가는 아니라는 말이다.

 

노예근성이 다분한 나로서는 재택근무로 전환된게 얼마나 다행이였는지.

이 몹쓸 역병에 내가 할 일을 남에게 떠넘기는 건 내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데 충분했고, 그냥 조금 더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바쁜 시기에 담당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임시로 일을 처리했다가 일어나는 일에 대한 수습을 기분 좋게 할 자신이 없던 게 솔직한 마음이었다.


약하게 있던 인후통도 코가 막힌 듯? 맹맹한 느낌만 남아있을 뿐 통증이 사라져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근무를 시작하는 어쩌면 이 시국 흔한 확진자의 하루라고 생각했다.


재택근무로 처리하기 힘든 일은 다음 날로 미루고 출근해서 처리하는 것은 국룰인데, 출근까지는 아직 4일이나 남은 탓에 가리지않고 일을 하다보니 한 일은 별로 없는 것 같지만 6시가 훌쩍 넘어서 원치않는 초과근무를 끝낸 날이였다.


평소 불같고 똑부러진 성격을 가진 (긴 가방끈도 가졌다.) 직장동료가 무슨 기사, 블로그 등의 링크를 줄지어 서너개를 보내시는데 오늘 그녀를 만나지않았지만 꽤나 화가 난 상태일 거라는 추측이 가능했다.


보내준 링크는 모두 확진시 유급휴가, 지원금 등 확진인데도 연차내고 재택근무를 시키는 회사의 부당함을 토로하는 내용의 뉴스들이었다.

친한 회사동료의 말을 들어보니 내가 없는 사무실에서 나(확진자 1호)를 재택근무시키는 것에 대한 부당함을 열심히 토로하신 듯하여 그녀의 열정과 관심에 소소한 감사를 전한다.


줄지어 오던 링크를 뒤로 하고 전해진 말은 역시나 "유급휴가가 가능한데 회사는 왜 아픈 사람을 일까지 시키냐"는 것이였다.


얼핏 알고있던 내용이였지만, 현 상황(내가 담당하는 업무의 가장 바쁜 시기)에 업무를 대신해줄 수 있는 사람도 없는데 유급휴가만을 요청하기엔 무리라는 결론을 마음속으로 내리곤 정리해버린 현실적인 확진자 1호는 앞서 전해준 말에 동의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식의 그녀는 아마도 원치 않았을 답변을 주고 대화를 마무리했다.


 아마 첫 단추가 잘못끼워졌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무슨 일에 있던 처음은 중요하고, 번거롭고 귀찮은 일에 부딫혀 해결하는 사람은 분명히 필요하다.

나는 늘 그런사람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눈에 띄는 행동으로 일어나는 소란의 주인공이 되는 일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매우 소극적인 인간이기에 오늘도 조용히 좋게 넘어가려는 심산으로 마무리.


결론은 뭐 조금 억울해졌으니 일은 쉬엄쉬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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