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승_자기소개_창작을 멈추지 않았던 나, 다음 세대를 위한 다짐
“시스템을 따르기보다, 직접 만들겠다.” 이 선언과, 다음 세대를 위한 결심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별 작가'로 알려진 제게 묻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예술가로서의 경력이 아깝지 않으냐” 고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경력을 단절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선화예중 미술과에 재학 중인 제 딸은 어릴 때부터 남다른 예술적 재능을 보여왔습니다. 선조부터 이어진 예술가 DNA란게 진짜 있긴 있나 봅니다. 영재 특별군, 관심군 모두에 속한 아이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학생 개개인의 재능이 발굴되는 교육 시스템이 갖춰있지 않습니다. 환경적 제약을 감수하고 아무리 뛰어난 재능과 노력으로 성장하더라도, 지금의 한국 문화예술계 시스템 안에서는 위대한 예술가로 나아가는 길에 구조적인 한계가 극심합니다.
"내가 말한다고 뭐가 바뀌겠어?" 혹은 "나 한명 투표 도장이 뭐가 중요하다고" 하며 지나쳤던 수많은 순간들, 작은 무시와 침묵이 켜켜이 쌓여 지금의 구조적 한계를 만들진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정부는 K-컬처를 선도하고 문화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갈길이 멉니다. 거리마다 미술학원, 음악학원이 있고, 예체능계 학생 중 미술 전공자의 비율은 압도적입니다. 수많은 미대 졸업자, 유학파, 작가, 연구자들이 사회에서 제 역량을 펼치지 못한 채 붕 떠 있습니다. 그들의 재능은 묻히고, 지원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한편 여전히 예술인은 ‘지원받아야 할 대상’으로만 인식되니 안타깝습니다. 해외에서는 예술인이 자립합니다. 예술로 부를 이룹니다. 중국, 유럽, 미국 모두 그렇습니다.
예술은 경제입니다. 예술은 단순한 취미나 문화가 아닙니다. 지역 경제를 살리고, 관광 산업을 키우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 성장의 핵심 산업’입니다. 전통과 가족, 공동체 같은 가치도 예술을 통해 효과적으로 표현될 수 있으며, 이는 국가 정체성과 국민 통합을 강화하는 힘이 됩니다. 국가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예술 인재는 이미 충분히 많습니다. 이제는 예술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실질적인 정책 제안과 대안을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세계 여러 선진국들은 공공예술, 문화축제, 지역 문화 활성화 사업을 통해 예술로 사회를 바꾸고, 성공적인 ‘선순환 모델’을 구축해왔습니다. 진영 논리와 정치공학을 넘어, 예술과 함께 성장하는 미래에 주목해주십시오.
저는 런던대 박사과정 시절 ‘정치와 예술’은 필수 과목이었습니다. 예술과 정치가 함께한 역사 속 사례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제가 하던대로 뉴욕대 교수로 활동하며 뉴욕 갤러리에서 전시하고 작품을 판매하며 전 세계에서 창작하며 살아갈 수도 있었습니다. 딸도 저의 취업비자 덕분에 미국에서 계속 무료 공교육 받기를 유지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저는 이 땅에 돌아왔습니다. 한국의 인재들을 계속 해외로 떠나보내는, 그들이 떠나는 한국이 아닐길 염원하며.
이 문제는 교육에서부터, 사회 전반의 인식과 시스템이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문화강국은 특정 장르의 독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문화강국의 진정한 조건은, 예술의 다양성과 균형,
그리고 편향 없는 ‘경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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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중략,
‘국가기념식’ 역시 단순히 예산만 고려해 이벤트 회사에 맡겨서는 안 됩니다.
오리지널리티와 예술성이 살아 있어야만, 뉴욕타임스·BBC·CNN 같은 외신이 다루고 세계미술사에 기록될만한 역사적 순간이 탄생합니다.
예술이 꽃피는 대한민국,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건강한 문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일에 헌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