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예술과 도시의 미래
도쿄라는 도시는 전통과 초고밀도의 현대성이 겹쳐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예술은 미술관 안에만 머물지 않고, 거리와 광장, 역 플랫폼, 건축물과 시민의 일상 속으로 파고든다.
공공건축비의 일정 비율을 예술에 사용하도록 하는 ‘퍼센트 포 아트(Percent for Art)’ 제도는 프랑스와 미국에서 먼저 시작되어 전 세계로 확산된 정책이다. 도쿄 역시 이 제도를 일부 수용하며 대규모 도시 개발과 공공 건축에 예술을 적극적으로 결합해왔다. 하지만 도쿄만의 특징은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도쿄의 퍼센트 포 아트는 단순히 건물 외벽이나 조형물 설치에 그치지 않고, 지역재생 프로젝트와 시민 참여형 아트 프로그램으로 확장되었다. 예를 들어 Arts Initiative Tokyo(AIT)와 같은 비영리 단체는 전시와 토론,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가와 시민을 연결하며, 문화 활동이 곧 도시의 공공성을 새롭게 만드는 실험으로 이어졌다.
또한 도쿄 국립신미술관은 상설 소장품 없이 다양한 기획 전시와 교육 활동을 통해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한 열린 문화공간을 지향한다. 이는 예술 향유를 일부 계층의 특권이 아니라 시민 모두의 권리로 바라보는 관점과 맞닿아 있다.
도쿄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한국의 도시들은 예술을 단순한 ‘전시’에 머물게 할 것인가, 아니면 시민 일상과 정책의 중심에 두어 삶을 바꾸는 힘으로 성장시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