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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의미 있는 순간
四季室 (Sakgye.si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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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na listen to some music?
Playlist: The Black Skirts (LP ver)
https://www.youtube.com/watch?v=OvoKItovXtw
四季室 (Sakgye.sil) :
10月 四季
Hollywood의 인트로가 흘러나오면,
기차는 느리게 레일 위를 흔들며 움직이고,
감정은 빠르게 휘감기고
햇살 속으로 달려간다.
시간의 경계가 흐려졌다.
자유롭게 떠돌며
추억과 현재가 뒤섞이는
검정치마 효과
시간의 흐름은 왜곡되어
과거와 현재가 겹쳐진다.
푸르른 여름이 지나가고
모든 게 무르익으면 잎은 떨어지고
해는 짧아지며 밤은 길어지고
서늘한 날씨에 왠지 모르게 고요해지는 가을.
파란 공기를 가득 끌어안고 싶다가도,
낙엽이 떨어져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미처 몰랐던 감정의 흔들림이
으레 깨진 파편처럼 천천히 떠오른다.
가을을 어려워했던 마음이 있었다.
떨어진 낙엽이 늘 끝처럼 보였으니까.
생기 있던 나뭇잎이 바래지고
붉고 노란색으로 물들어 갈 때면
괜히 마음이 쓸쓸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와닿는 글을 발견했다.
낙엽이 진 자리에,
계절이 이어달리기를 하듯
봄을 준비하는 시간일 수 있단 말.
가을이 끝이 아닌 다음을 위한 자리일 수도 있겠구나.
그렇게
노란 낙엽에 붉은 낙엽에
송골송골 맺힌 아침 이슬을 담아보고
고요하게 흘러가는 강물 위에 내려앉은 가을빛을
관찰하게 되었다.
그저 투영된 색들뿐인데,
물보다 더 깊게 가라앉은 것처럼 느껴졌다.
바람이 선선하게 불면
그 색들도 아주 미세하게 흔들려
어찌나 아름답던지.
잎 하나 주워다가,
책장 사이에 고이 끼워두었는데
바람 따라 나풀거리고
마치 어디에도 붙잡히지 않은 것처럼-
마음 한 조각 떼어낸 것처럼-
자유로워 보였다.
나는 지금, 가을을 다시 배우고 있나 보다.
四季室 (Sakgye.sil) :
10月 文學
『데미안』(Demian, 1919)은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가 쓴 장편 소설
writing room.
소속되고 싶어 vs 나 자신으로 살고 싶어
인간의 모순된 감정과 복합적 내면을
그대로 꺼내주는 책, 데미안.
어둠 속 그림자를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시간.
...
내게 다가오는 그림자에게 말했다.
“평소엔 착하게, 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왜 내면엔 두려움과 반항심으로 가득한 걸까?”
그림자는 답했다.
“안도감을 느끼니까. 억누른 어둠 때문에 그래.
직접 드러낼 때, 받게 될 비난이 두려운 거야.”
어두워서 무섭고 벗어나고 싶은데도,
외톨이가 아니란 생각에 드는 묘한 안도감.
그 안도감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으려나?
겉으론 소속되고 싶고,
내면엔 나 자신으로 살고 싶어 하는
두 마음이 등져있을 텐데.
결국 혼란스러워질 거란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내 안에 이미 답이 있었다.'
...
기차 칸막이가 휩쓸려
시야가 분절되고 번질 때
우리의 상처도
그 순간의 섬광처럼 휘리릭 지나가
조용히 사라지길 바랐다.
무의식에 있던 감정을
단순히 억누르려고 하지 말고,
왜 그런 모양의 감정이 내게 왔을지,
그 모양은 나의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컴컴한 기차에 얇게 비쳐든 석양빛.
내가 지금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는지 알아차리는 빛.
흔들리는 몸을 파묻고
나는 그 색을 꼭 움켜쥔다.
감정과 생각이
어둠에서 빛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더 이상 두렵고 어려운 미지의 존재가 되지 않도록.
10月 질문 일기
빛과 어둠. 좋은 모습과 서투른 모습.
나는 지금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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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의미 있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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