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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지수 Apr 17. 2024

 라벨링(Labeling)

유리구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여자 아기 혹은 남자 아기로 태어난다. 일반적인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갖게 될 성별에 따라 옷을 준비하며 자신과 함께 만들어 갈 아이의 미래를 상상해 본다. 여자 아이라면 부모의 상상은 분홍색으로, 남자아이라면 부모의 상상은 파란색으로 자연스레 색이 구분된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태어난다. 태어나보니 여자 혹은 남자이고 기독교 혹은 불교 혹은 민간신앙이고 부자 혹은 가난하고 백인 혹은 흑인 혹은 동양인이다. 그 밖에도 다양한 라벨링이 우리에게 주어진다. 그렇게 우리는 태어난 환경에 의해서 처음 라벨링이 붙는다. 나의 처음 라벨링은 여성이었다.


나는 희한하게 세 살 때부터 드문드문 나에게 주어졌던 환경이 기억이 난다. 내가 과거에 기억나는 장면에 대해 말하니 나의 자매들이 그것은 내가 세 살 때라고 말하여 알게 된 사실이다. 그래서 내가 왜 그렇게 어린 시절의 세세한 감정을 기억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나의 내면아이를 만나게 되었고 지금의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


나에게 여성이라는 성은 환경에 의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만들었다. 더운 여름날, 남자아이는 옷을 홀딱 벗고 돌아다녀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고 여자 아이에게는 몸의 일부를 가리게 했던 어른들의 작은 행동들이 나는 기억에 남아 여성의 성은 가리고 부끄럽게 여겨져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어른들의 섬세한 배려심에서 나온 행동이겠지만 하얀 종이와 같은 아이들은 어른들의 행동과 말 한마디로 아이의 생각과 가치관들은 만들어져 앞으로 한 인간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를 결정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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