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림, 몸의 언어 시리즈는 인간의 역사가 처음 시작했던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모두 알고 있듯이 태초에 인간에게는 언어가 없었다. 인간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몸으로, 자신이 내는 소리로 혹은 자신이 그린 그림으로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했었다. 문명의 발달과 함께 언어가 생기면서 사람들은 타인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었고 편리하게 의사전달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더 나아가 현대사회에서는 말과 언어를 유창하고 조리 있게 쓰고 말함으로써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을 넘어 타인에게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
하지만 편리하고 아름다운 과학적인 언어는 인간을 통해 왜곡되고 과대 포장되어 타인에게 거짓말을 하고 자신의 솔직한 생각과 감정을 숨기는데 이용되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은 잃어버리게 된 건 아닐까 나는 생각해본다. 너무 유창하고 보기 좋은 말로 자신을 감추고 살아서 진정한 나의 모습은 잃어버리고 사회와 환경에 의해 보기 좋게 만들어진 자신의 모습에 너무 익숙해져 이것이 진정한 나의 모습인 줄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말을 유창하게 하는 사람일지라도 몸의 반응은 솔직하게 드러난다.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는 말은 많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사랑을 하면 예뻐지고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얼굴에 근심이 묻어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몸 이곳저곳이 아프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몸의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어린 시절 나는 말을 잘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다들 자폐증? 이런 병에 걸린 줄 알았다고 주위에서 말해주었다. 비록 초등학교 시절 즈음 말을 잘할 수 있게 되었지만 긴장을 하면 말을 많이 더듬었다. 학교에서 증상이 더 심했던 거 같다. 말 더듬 증상은 나중에 차츰 나아져서 사람들이 원하는 사회적인 인간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나중 어른이 되어 깨달았지만 나의 어린 시절의 정신상태와 감정은 극도로 불안했기에 말을 더듬는 증상으로 나타난 것이었다.
인간에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화가 난다고 화를 자신에게 향하면 자기학대로 이어지고 타인에게 쏟아내면 싸움만 날 뿐이다. 그리고 슬픔을 그대로 두면 우울증이 오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감정을 참거나 숨기면 나중에는 내 감정이 어떤 지 알 수가 없다. 그냥 고장 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사람들의 감정을 보고 느끼고 그린다.
인생은 미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