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수학여행
촌년 촌놈
커다란 버스 타고 여행 간다네
수학여행 간다네
버스 안에 울려 퍼지는
팝송에 맞춰
막춤을 춘다네
군바리춤도 춘다네
가만히 서 있어도
몸이 막 흔들린다네
산골마을 앞산 뒷산
단풍나무는 그냥 나무고
불국사 단풍나무는
그림 같다 아우성이네
처음 보는 단풍나무라 하네
기와집에 살면서
불국사 기와를 보고
기왓장 처음 본 것처럼 멋지다 하네
기념품 가게 앞에 서서
짝사랑하는 친구 얼굴
떠올리며 피식피식 웃었다네
선물 고르는 얼굴이
빨개졌다네
사과보다 빨개졌다네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이 났다네
심장이 쫀디기처럼 쫄깃해졌다네
포장종이 안에 담긴 선물을
짝사랑인 듯 꼭 안고
잠이 들었다네
독사 선생 몰래
술도 마셨다네
가만히 있는데
세상이 돌았다네
뱅글뱅글 돌고 있었다네
처음 마시는 술이 입에 착 감겼다네
신세계를 만났다네
신선이 되었다네
불 꺼진 방
군데군데 친구자리
이불만 있었다네
베개가 이불을 덮고 잠을 잤다네
베개 재우고
선물 주러 갔다네
첫사랑 만나러 갔다네
걱정이 되는데
부럽기도 했다네
수학여행 갔다 왔다네
재잘재잘
수학여행 이야기에
쉬는 시간이 짧다네
공부시간에 쪽지편지 쓴다네
꾹꾹 눌러
수줍은 마음을 썼다네
설렘을 쓰다가
독사 선생한테 들켜
양손 들고 벌을 섰다네
벌서는 것도 좋았다네
그때는 다 그랬다네
그때는 다 좋았다네
수학여행 다녀오고
같은 반에 반은
첫사랑에 몸살을 앓았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