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생각

결석

by 서윤

아버지 생각


추운 겨울 눈을 떠보니

온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여있었다.

마루에 앉아 십리나 되는

눈길을 걸어서 학교 갈 생각을 하니

이러 날은 열도 안나네

꾀병도 못 부리겠구나 하고 있는데

삽작문에서 아버지가 걸어오시면서

' 어이 우리 딸 깬겨 ' 하신다.

햇살이 눈이 부신건지

눈에 눈이 부신건지

한쪽눈을 찡그시 뜨고 시큰둥하게

' 어 ' 했더니 아버지 말씀이

' 아까참에 마을에서 방송 나왔어 오늘 핵교 오지 말라든데 '

꿈인가 발등을 꼬집으니 아팠다.

생시구나 하고 방에 들어가서 한잠 푹 자고 나와보니 해가 중천이었다.

미정이랑 놀아야지 하고 나갔는데

구슬치기 딱지치기 하며 놀고 있어야 할

동네 친구들이 한 명도 없고 마을이 고요했다.

무슨 일이지 하고 터덜터덜 집으로 왔는데

부엌에서 나오시던 울 엄마 호랭이 목소리로

' 너 핵교 안 간겨 여적지 잔겨 ' 하신다.

울 엄마 부지깽이 들고 곧 죽일 듯 으르렁거리시는데

울 아버지 거짓부렁하고

이미 집 비운 지 오래고

난 걸음아 날 살려라 뒷동산으로 튀었다.

울 아버지 아무리 쉰둥이 막내딸이 귀하다고

딸년 속여서 학교를 안보내면

나는 다음날 선생님한테 매타작 당하는데

울 아버지 무슨 생각이셨을까.




* 여적지 : 여태까지

* 거짓부렁 : 거짓말

* 삽작문 : 작은 쪽문 (시골집에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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