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10초

아쉽네

by 서윤

아버지의 10초


뒷동산에서 아이들과 놀다 또래 남자아이랑 싸움을 했어

항상 내가 이기던 녀석이었는데 그날 메밀죽을 먹어서 힘이 없었는지

뒷다리 걸기에 난 피떡이 되었지


일곱 살 생애에 어찌나 서럽던지 아아앙 동네가 떠나가라 아아앙 울면서

집에 왔는데 마당에서 아부지가 새끼줄을 꼬고 있었어


다짜고짜 아아앙

' 아부지 나도 꼬추 달아줘

난 왜 꼬추가 없어 아아앙 '

눈물은 코로 들어가고

콧물은 입으로 들어가도록 울었어


아부지 손바닥으로 멍석을 툭툭 치시더니 앉아봐 하시길래

끄윽 끅끅 그치는 눈물을 코로 들이마시고

아부지 옆에 딱 앉았어

그때 아부지가 힘없는 목소리로 속삭이셨어


' 미안하다 아비가 10초를 못 참아서 너 줄 꼬추를 엄마한테 뺏겼어 '

아아아앙 아아아앙 빨리 찾아와 엄마한테 뺏어와 하면서 데굴데굴 굴렀지


이십 년 후에 알았어

그 10초가 그 10초라는 걸

아버지 잘못일까

엄마가 나쁜 걸까

아 내 꼬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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