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가 어디냐 그것이 중요하다

정확한 목적지

by 서윤
문제는 목적지에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라,
그 목적지가
어디냐는 것이다.


ㅡ 마이벨 뉴컴버 ㅡ




지하철을 타려고 계단을 내려가다 보면 사람들의 걸음이 빨라지고,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올라가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덩달아 빨라지는 내 걸음을 보면서 잠시 멈춰 생각한 적이 있다.


' 나는 안 급한데 왜 빠르게 걷는 거지 '

시간여유도 충분했고, 목적지도 분명했는데 남들이 빠르게 빠르게 달려가니까 같이 숨차게 빠른 걸음이 되고 그들의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르면서 괜히 나도 빨리 가야 하는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지방으로 내려오고 나서 처음엔 이곳 사람들의 행동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서울 신호등은 파란불로 바뀌면 앞다투며 빠른 걸음으로 걷는데, 이곳 사람들은 짧은 신호에 천천히 걸었음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기 전에 인도에 닿아 있었다.

그렇다고 이들이 목적지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느린 걸음으로 가는 방법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밤 10시가 지나면 문을 연 슈퍼마켓이 없어도 이들은 누구 한 사람 불만이 없었고, 오늘 못 사면 내일 사지 뭐 하는 말에 당황스러운 적도 많다.

미리 오늘의 필요물품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걸 후에 알았다.

준비된 사람은 굳이 빨리 가려고 하지 않는다.


도시의 소음은 어쩌면 빠른 걸음을 자연스럽게 요구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빨리 걷지 않으면 저들에게 뒤처질까 두려운 것이다.

나보다 먼저 그들이 자리를 차지할까봐 목적지가 아닌 빠름을 따라가는걸지도 모르겠다.


가고자 하는 목적지는 누구에게나 있고 가야 하는 건 다 마찬가지다. 문제는 그 목적지가 어디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북이가 느리게 간다 해서 토끼에게 지는 건 아니라는 것 동화 속 이야기지만, 우리는 지금 얼마나 빠르게 가는가 그것이 아닌 목적지가 어디냐 하는 것을 생각하며 걸어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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