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닫이장

어머니

by 서윤

반닫이장


광목이 켜켜이 개켜져

아랫도리 따로

윗 도리 따로

반닫이장 안에서 거듭 해를 넘기며

쓰임새에 따라

먼저 걸레가 되기도 했지


광목이 서서히 사라져 가고

매끄러운 비단천이 색색으로

아랫도리 따로

윗 도리 따로

반닫이장 안에서 거듭 해를 넘기는 사이

어머니 머리카락이

하얀 광목천을 닮아갔다


어머니 뒷산에 모시고

유품 정리한다고 들어 선 안방에

반닫이장 주인의 부재를 아는지

어머니 손때 묻은 자국

5월의 햇살에도 불구하고

희끄무레 하니 곧 죽을상을 하고

날 이제 어쩔 거냐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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