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치매
의뭉스럽게
정신을 하나 둘 내려놓으시더니
지나는 사람 모두
의뭉스럽다며 손사래를 치신다
긴 세월 참고 사시느라
가슴에 고름이 가득 차 짜내시느라
모두 다 의뭉스럽다 하시겠지
하고픈 말
하고픈 일
어디에 숨겨놓았다가
이제 의뭉스럽게 풀어놓으시는 건지
엊그제는 장판 밑에 넣어 둔
돈을 누군가 훔쳐갔다 하시면서
아는 사람 전부를 도둑 만드시더니
이젠 스치는 사람도
의뭉스럽다며 정을 끊어내신다
어머니의 눈빛에 스친 바람이
자꾸만 먼 곳을 향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