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소나기가 지나가려나보다
한낮 더위가 30도를 넘어서고 장마 소식에 1호 태풍 소식까지, 본격적인 여름안에 들어서고 벌써부터 여름휴가 계획을 잡으면서 계곡이냐, 바다냐, 국내냐, 해외냐 분주해지는 때에 급한 볼일 몇가지를 해결하고 가게문을 열었을때만 해도 낮동안 달궈진 열기가 훅 얼굴에 끼쳐와서 흠칫했는데 , 채 한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시원한 바람이 가게안으로 들어온다.
하늘은 더없이 맑고, 지는해는 미련이 남았는지 서산에 걸쳐서 왔던 길을 더듬더듬 되돌아보는데, 저 반대쪽 선명해지지 않은 달은 어서가라 어서가라 지는 해를 밀어낸다.
함께 할 수 없는 수많은 존재들중에서 저 하늘 해와 달도 붙어살 수는 없으니 넓어도 같은 공간에 잠시라도 바라볼 수 있는 것이 행복이라 여기려나.
낮도 밤도 아닌 저녁의 거리에 또 술을 찾아 사랑을 찾아 삶을 찾아 거니는 사람들 표정은 가지각색이지만, 그나마 웃으며 지나는 사람들이 많아서 나도 덩달아 빙그레 웃어본다.
무슨대화로 웃는지도 모르면서 인자한 미소로 바라보면 꼭 나도 아는 이야기 같아서 미소를 머금어본다.
며칠전 더위로 고개숙이고 비틀어지는 화초에 흠뻑 물을 먹여주었더니, 어느새 기운차리고 파릇하니 서서 바람따라 살랑거리는것도 기분좋고, 낮의 더위를 지워버리는 바람에 시폰 블라우스가 펄럭이는것도 생동감을 불러온다.
한바탕 소나기가 지나가면 매연에 찌든 가로수도 샤워를 하겠고, 나의 애마에 앉은 새똥도 씻겨줄테고, 내 마음에 들어온 후끈한 여름 열기도 조금은 식혀줄텐데
어느쪽에서 소나기가 오고 있는지 두리번두리번 하늘을 살피고 서 있다.
이래사나 저래사나 같은 일상속에서 시원하게 쏟아내는 소나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적당히 적셔주고 기분좋게 쏟아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