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콘텐츠가 되는 순간

공간에서 주는 미학.그 순간의 장면들이 전하는 정서적인 연결점.

by taeinkim


요즘 sns를 통해 사람들이 '좋은 공간'을 말할 때

그 기준은 인테리어일까, 아니면 그 안에서 무언가를 했던 경험일까?


최근 사람들이 공유하는 공간들을 보면

그 공간의 한 장면과 그 순간 느꼈던 감정을 함께 적곤 한다.

그리고 그 기록들에는 묘한 여유로움이 담겨 있다.


콘텐츠화되는 공간은 물론 아름답다.

하지만 모든 공간들이 sns로 공유되진 않는다.


단순하게 '예쁘다'가 아니라 이 공간이 사람들에게 어떤 장면으로 기억되기를 원하는지

그 컨셉과 메세지가 분명한 공간만이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들게 만든다.








실제로 많이 공유되는 공간들을 살펴보면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지점이 있다.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곳,

자연이 함께 머무르는 자리,

공간의 컨셉이나 취향이 뚜렸하게 보이는 곳이 있다.


나 역시 공간을 디자인하는 입장에서,

처음 그곳을 방문할 때 이러한 요소들을 설계에 반영하려고 한다.

그 곳에서 바라본 밖의 풍경. 가장 빛이 잘 들어오는 자리.

구조적 특징에 대해 하루종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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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서울 안국 현장을 방문하는 분들이 담았으면 했던 배경




그 과정을 거치다 보면 사람들이 이 배경과 함께 사진을 남겼으면 좋겠고,

의뢰한 브랜드의 제품 또는 컨셉이 이 위치에서 잘 드러나면 좋겠다는 생각 등,

다양한 관점으로 공간을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반대로 인테리어는 잘 되어 있지만 재방문을 하지 않는 공간들을 살펴보면

너무 상업적인 형태를 띄거나 컨셉은 갖추었지만

브랜드만의 감성이 연결되지 않는 형태를 띄기도 한다.

그리고 가장 직관적으로 찍을 만한 요소가 없을 수도 있다.


콘텐츠가 되지 않는 공간의 구조적 문제를 떠올려보면,

가장 먼저 조명이 떠오른다.


조명은 분위기를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람과 사물이 어떻게 찍히는지를 결정하는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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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광과 오브젝트를 활용하여 조명을 만든 현장



특히 상업 공간에서 위에서 내려오는 강한 조명은

음식과 얼굴에 그림자를 만들고,

결국 사진을 찍어도 남길 만한 장면이 사라진다.


공간은 아름다운데,

막상 업로드할 사진이 없는 이유는

대부분 이런 작은 환경에서 시작된다.


두 번째는 찍을 만한 배경이 없거나,

공간의 컨셉과 맞지 않는 요소들이 혼재된 경우다.


예를 들어 캐주얼한 술과 맥주를 판매하는 공간에

무게감 있는 우드와 블랙, 골드 톤의 인테리어를 적용한다면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부터 어긋나게 된다.


운영하는 브랜드와 판매할 제품, 그리고 공간의 컨셉 사이에

분명한 연결점이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럼 디자인팀에서 제안한 우드톤에 블랙,골드 포인트가 되는 공간은 어떤 제품이 어울릴까?

나라면 커피나 디저트, 술로 하자면 위스키나 와인 등을 먼저 떠올릴 것 같다.

그리고 컨셉의 확장성으로 음악을 넣거나 LP나 빈티지한 조명, 소품 등을 연결할 듯하다.


반대로 고객 기준에서 캐주얼한 소주나 맥주 판매를 생각했을 때

포차가 아닌 기준에서 퇴근 후 가볍게 방문하기 좋은 감성(분위기)

그것을 일본 밤길을 떠올리고(공감대 연결)

사용할 수록 빈티지한 감성을 더할 수 있는 소재(컨셉의 확정성)들로 선택할 것이다.







사람들이 카메라를 드는 공간에는

각 브랜드만의 감성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고,

그 이야기가 조명과 구조, 배경을 통해

하나의 장면으로 쌓여 있다.


공간을 기획할 때, 무엇을 판매할지보다

어떤 장면이 남을지를 함께 설계하는 일이

이제는 더 중요해졌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공간을 방문하여 사진을 남기는 이유는

그날의 경험과 기억을 기록하는 행위이다.

공간은 그것을 제공해주도록 여유로움을 느끼게 할수도 있고,

그들이 원하는 자신의 이미지와도 연결시킬 수 있다.



6.JPG 리움 미술관 '이불' 전시 과정에서 느꼈던 감성을 담은 사진



이렇듯이 브랜드의 판매 제품만 보거나 유행하는

공간 인테리어만 별도로 바라보는 것 보다 이 공간 안에서

어떻게 소비되며 찍히는 장면까지 설계하는지를 함께 살펴봤으면 한다.


오늘도 나의 브랜드를 통해 공간을 기획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글을 전하고 싶다.


공간이 콘텐츠가 되는 순간은

결국 누군가의 하루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장면이 만들어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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