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에 걸리면 어떤 생각을 하나요?

열심히 살고 있지만 불안한 고3, 기로긴 머릿속 엿보기!

by 기로긴

우울증 환자는 어떤 생각을 할까?

아주 아주 예민한 사람이 느끼는 최악의 날은 어떨까?


안녕하세요, 수험생 기로긴이라고 합니다.


물론 저는 현재 우울증 치료가 끝나고 스스로 서기를 하고 있는 중이긴 합니다만,

한 달에 한번 내지 두 번 정도는 기분 최악의 날을 겪습니다. 이 날들을 보낼 때는 숨이 턱턱 막히고 다시 우울증일 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아요.

”다시 병원에 방문할까.. “ 하는 마음을 하루에 네다섯번은 속으로 삼킵니다.


오늘은 그런 날 쓴 일기를 여러분들께 보여드리려고 해요.

일기를 공개하는 일은 정말이지 망설여지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제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이 소중하게 여기는 누군가의 아픔을 이해해 보거나, 스스로에게 힘을 싣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제 일기장을 펼쳐봅니다.


———-


2025년 5월 3일


아주 혼자인 것 같은 날이 있다.

그런 날은 대체로 날이 흐리고 공기가 축축한 날.

생각은 가득 차고, 사람은 미워지고, 과거 어느 기억으로 도망치고 싶은 날.

그런 날들이 잦아진다.

점점 할 수 없을 것 같아진다.

나를 공기가 짓누르는데, 내가 느끼는 공기는 중력이 몇십 배는 되는 듯하다.

너무 많은 것들이 느껴진다.

기분 나쁜 감각 하나조차 섬세하게 와닿는다.

사람이 싫어지고 그들도 나를 좋아할 거라는 생각을 할 수 없어진다.

모든 관계가 힘이 든다. 노력하고 싶지 않아 진다.

어떤 생각을 해야 할지조차 결정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절대 만족감을 느낄 수가 없다. 늘 부족해 보인다.

누구보다 잘나야 하고 누구만큼은…

모든 기준들이 널린 나의 머리는 발 디딜 수도 없이 줄 쳐져 있다.

내가 틀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다.

목이 졸리는 듯한 기분을 받는다.

이겨내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하지만 자신이 없다.

실패와 좌절이 습관이라며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사람이 싫다.

세상이 좌절스럽다.

자기 연민이 넘실댄다.


내가 너에게 보낸 수많던 격려는 어디를 가고 너는 항상 제자리니.

자신이 한심해진다.

내가 서있는 이 자리가 미워진다.


도망가자.

외롭다.

나도 나로 서고 싶어.

나는 나로 설 거야.

그렇지만 언제쯤 그렇게 될래?

자신을 재촉해 본다.

너는 얼마나 지나야 자랄 거냐고.

자라기는 할 거냐고.

너를 늘 응원하지만 내 응원은 껍데기만 있는 글자뿐이 아닐까 하고.

이겨내고 싶어. 나도 자유롭고 싶어.


—————-


저는 아직도 이런 날을 겪곤 합니다.


월요일 연재
이전 02화당신의 몸은 당신이 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