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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십세기 소년 Feb 03. 2021

#모두의 4차 산업혁명 : 26교시

거대사를 통괄하는 산업혁명 클래스

#33. 스마트×농업                       

                      

 우리나라는 6.25 전쟁 이후 1960년대까지 보릿고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식량사정이 나빴습니다. 지금도 세계적으로는 식량사정이 좋지 못한 나라들이 많은데. 61년 한국의 GDP는 세계 64위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전쟁 후 베이비붐이 일며 인구는 매년 3%씩 늘어나는데 쌀 생산량은 답보를 거듭하자 심각한 식량난과 식량자급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것이 ‘통일벼’였습니다. 그렇게 노력한 끝에 1976년 기다리고 기다리던 쌀 자급에 성공했습니다. 이후로도 풍년은 계속돼 1977년엔 ‘녹색혁명 성취’를 선언하며 쌀 생산량이 4천만 석을 돌파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다수확국가의 반열에 올라서게 되었지요. 이후로 우리나라에서는 잦은 부침이 있기도 했지만 그럭저럭 농촌과 정부는 미묘하게 아슬아슬한 균형을 맞추며 농업 정책을 실현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농촌의 위기는 사실 심각한 수준입니다. 쌀 소비 부진은 여전히 계속 떨어지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외국산 농산물은 우리의 식탁을 무차별적으로 점유하고 있죠. 기후변화 등으로 가뭄과 폭우가 수시로 덮치면서 농가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뚜렷한 대책도 없이 연례행사로 터지는 구제역과 AI가 축산 농가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죠. 가장 심각한 요인인 농촌의 고령화와 농촌 인구의 급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농업인의 소득도 도시근로자의 50%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죠.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검토되고 있는데 과학 기술을 접목한 미래 농업 비전이 한 가지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똑똑한 농장 시스템, 바로 스마트 팜입니다. 스마트 팜이란 말 그대로 첨단기술을 적용해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자동화 농장을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기술인 IoT, 드론, 빅데이터, 로봇, 인공지능, 나노기술, 3D 프린팅 등이 총망라되지요. 스마트 팜의 가장 큰 장점은 일반 농장에 비해 수확량은 많고 노동력 및 운영비는 적게 든다는 점입니다. 현재 72억 명 정도인 세계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 2050년에 약 10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이로 인해 2050년에는 현재보다 70% 이상의 식량을 더 생산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에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은 농업과 기술을 결합한 ‘어그테크(Agtech)’를 해법으로 제시하며 미래 유망산업으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부여에 위치한 ‘우듬지 팜’이라는 스마트 팜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3층 건물 높이의 스마트 팜에서 싱싱한 파프리카와 방울 토마토가 재배되고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센싱(microsensing) 기술을 도입해 작물에 칩을 심어 생육·환경정보를 수집하고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양액의 투여와 농도, 온·습도가 자동으로 조절되면서 노동력 절감, 작물생산량 증대라는 일거양득의 수확을 얻는 등 우수한 성과를 거둬 많은 농촌의 귀감이 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때가 연일 4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이 있었던 2018년도의 여름이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이 시원한 에어컨 시설이 갖춰진 사무실에서 우연히 보게 된 스마트팜 매니지먼트 대시보드였습니다. 이런 더운 날씨에 이제 쾌적하고 시원한 사무실에서 자동으로 제어되는 대시보드의 수치만 간간이 체크해주면 된다는 생각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던 기억이 있네요.(웃음)

이처럼 식량 수요는 증가하지만 농업 노동자 비율이 감소하는 추세에서 스마트 팜은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우듬지팜 복합 환경제어시스템 / 우듬지팜에서]


 또 다른 형태의 스마트 팜으로 ‘수직농장(Vertical Farm)’이 있습니다. 인공 구조물 안에서 농작물을 키우는 고도로 자동화된 아파트형 ‘식물공장’인 셈이죠. 수직농장에서는 식물이 자라는 자연환경이 완벽에 가깝게 인공시설로 대체됩니다. IoT,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빛과 습도, 온도 등 작물의 재배 환경과 발육 상태를 자동으로 제어하고, 햇빛 대신 식물재배 전용 발광다이오드(LED)를 설치해 인공 빛을 쬐입니다. 사용 목적과 대상에 따라 광원을 조절하면 엽채, 과채, 화훼류 등 다양한 작물을 친환경적으로 기를 수도 있죠. 농약을 쓰지 않는 안전한 먹거리이기도 합니다. 땅을 적게 차지하는 만큼 도심이나 근교의 접근성 좋은 곳에 지어 물류비를 절약할 수 있고, 일반 농장에 비해 물을 훨씬 덜 사용하는 것도 큰 장점으로 부각되어 최근 가장 주목받는 스마트 팜 모델이 되고 있답니다. 우리가 녹색혁명을 성취한 후 40여년이 지난 지금,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농업의 분야에서도 이제 새로운 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죠.


 지금까지 자동차, 신문과 스마트폰, 컴퓨터와 인터넷, TV, 화폐, 농업까지 몇몇의 분야를 택해 주로 1960년대 이후 산업 격동기 시기와 정보화 혁명 시기를 거쳐 오늘 날에 이르기까지 제 추억을 곁들여가며(웃음) 변천사를 살펴봤습니다. 이 시간에 우리가 한 가지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건 ‘속도감’이었습니다. 일상은 매일 살고 있는 연속이기 때문에 그 변화의 정도를 미처 지각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5년, 10년 단위로 살아온 족적과 시대상을 뒤돌아보면 ‘격세지감’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겠네요. 우린 그 급격한 변화 추이를 인류발전 그래프나 특이점 그래프 등으로 거대사 관점에서의 혁명적인 변화의 추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의 진보를 경험하고 있고, 더 중요한 것은 그 가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것입니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에게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인공지능, VR·AR, 자율주행차동차, 드론, 블록체인 같은 기술이나 제품이 이미 ‘존재’하고 있던 환경이고 과거의 좋은 레퍼런스로 활용하겠죠. 그들은 이를 바탕으로 또 어떤 상상할 수 없는 혁명을 가져오게 될까요? 이러한 시대적 사명을 갖고 아이들을 더 열심히 가르쳐야 하겠습니다.(웃음)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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