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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십세기 소년 Feb 11. 2021

#모두의 4차 산업혁명 : 40교시(완결)

거대사를 통괄하는 산업혁명 클래스

#46. 예측                                   

          

 우선 큰 전제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아요. 지금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유례없는 고통을 겪고 있지요.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이 을 나중에 읽게 될 여러분에게도 이 중대 기로에서 행한 인류의 결정에 어떻게든 상당 기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 따라서 저는 4차 산업혁명이란 메가 트렌드가 끝을 맺고 가칭, 포스트 코로나 패러다임으로 이동하거나 아니면 4차 산업혁명으로의 더욱 본격적인 진입으로 더 많은 체제의 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전제로 이 ‘예측’ 편을 기술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어주셨으면 좋겠군요. 쉽게 말해 이전의 안정된 체제로 복귀하려는 움직임과 완전히 다른 체제로 가려는 움직임의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사회 체제가 어떻게 가든 그 과정에서 보여준 과학기술 각 요소들의 경험과 성과는 어떻게든 조명되고, 대두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러 고민 속에 하나의 길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데이터의 중요성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더 많은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인공지능은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가치를 계속 창출해 낼 것입니다. 아직 풀지 못한 우주의 비밀이라던가, 불로불사의 방법 같은 보다 근원적인 문제에 더 공격적으로 도전장을 던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경제적 지위를 갖게 된 새로운 디지털 자원인 데이터는 앞으로 매우 복잡한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의 개방과 활용, 보호에 관한 논쟁부터 재산권적 가치 평가에 대한 논쟁이 있을 수 있겠고, 데이터 소유 권력에 따른 정보 비대칭화나 부의 불평등 문제 등이 그것입니다. 결국 공공의 이익을 위한 데이터를 어디까지 활용케 할 것인가, 한편으로 어떻게 안전하게 보호할 것인가가 향후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AI 반도체의 발전, 양자컴퓨터 연구 등으로 컴퓨팅 능력의 향상은 곧 인공지능과 로봇의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입니다. 그렇다고 당장 사람을 초월하는 압도적인 어떤 존재를 만들 수는 없는 일이고 우리 생활 곳곳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 인해 삶의 질은 보다 나아지겠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도 당분간은 꽤나 시끄러울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 개발 가이드라인이나 윤리 규범의 제정은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업데이트 되어야 할 것입니다.


 데이터를 중심으로 공유경제는 더 발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를 모두 동의하지는 않지만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한계 비용 제로의 사회(The Zero Marginal Cost Society)’를 통해 정보화의 진전과 사물 인터넷의 보급, 공유 자원의 증가, 재생에너지의 확산 등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에 소요되는 한계비용이 낮아지는 공유경제 시대의 도래를 주장했습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그랬고, SW 업계를 중심으로 오픈소스 운동이 그렇습니다. 이후 보다 다양한 형태의 공유경제가 등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 눈에 보이는 성과를 거두고 있지는 못하지만 향후 매우 중요한 기술로서 금융, 유통, 투표 등 다방면에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블록체인, 특히 개방형 블록체인은 여전히 중간 중개상을 배제한 진정한 공유경제의 실현에 도전하고 있지요.


 여타 전문가의 분석과 유사하게 인공지능 등 기술발전과 공유경제의 일반화로 일자리는 더욱 급격한 속도로 대체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소에 일자리가 없어지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느긋하게 조망하며 기다려 볼 여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국가 입장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지원하고, 또 전통적 일자리와의 원활한 조화, 점진적 대체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카풀 서비스와 택시 조합과의 갈등 사례처럼 지루한 시간을 써가며 신·구 집단 간 충돌이 예상됩니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사회적 갈등을 유려하게 해소할 수 있는 내구성과 전략을 보다 배양해야 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지금까지 겪어왔던 경험으로는 관료사회가 책임 전가와 소극적 태도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부처에서 법원으로, 또 국회로 끌려가 최종 사형선고를 당한 타다와 같은 전철을 밟는 스타트업은 계속 생겨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음은 교육 분야입니다. 참 해결하기 힘든 분야 중 하나죠. 무려 19세기에 만들어진 학교라는 공간에 20세기 어른들이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미국의 석유왕이라고 불렸던 록펠러(Rockefeller)의 회사, ‘Standard Oil’의 이름에서와 같이 우리는 여전히 대량 생산을 위한 공장 체제에 걸맞은 분업화, 표준화된 인간을 길러내는 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죠. 앞으로 전개될 불확실성의 시대에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교육 방법일 것입니다. 똑같은 복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창의성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줘야 합니다. 비판적 시각에서 사고하고, 통합적 학문 접근이 필요하며 팀을 이뤄 유연하게 융화하며 협력할 줄 알아야 합니다. 혼자서 용이 되어 특출난 솔로 플레이로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이미 많은 국가가 새로운 시대의 인재양성을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요원합니다. 교육의 공급자인 기성세대와 교육기관 간 매우 견고한 거버넌스와 경쟁에 물든 사회적 인식을 마음대로 수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교육 분야에서는 속도감 있는 혁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대학의 구조조정과 평가체계 개선, 학습 커리큘럼 고도화 등 요소요소마다의 소규모 개선은 있을지언정, 큰 틀에서의 근본적이고 혁신적 변화는 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합니다. 상징적인 소수 인재들의 분발로 국제적이거나 사회적인 성과를 종종 볼 수 있고, 그럼으로써 점차 인식은 개선되어 갈 것이나 역시 상당한 시일을 감내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 예측이 한시라도 빨리 틀렸다는 걸 보고 싶군요.


 석탄과 석유를 태워 지구를 병들게 하는 기존의 에너지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에 대한 요구는 더 거세질 것입니다. 전기 에너지는 점차 보편화될 것이고, 수소 에너지를 손쉽게 컨트롤할 수 있게 되고, 채산성이 맞아떨어지면서 또 한 번의 혁신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기간 효율적 측면에서 고전을 겪었던 태양 에너지원을 이용한 기술에도 고도의 발전이 예상됩니다. 또한 다양한 에너지 개발, 전환 시도 등으로 인해 신재생에너지(기존의 화석연료를 변환시켜 이용하거나 수소·산소 등의 화학 반응을 통하여 전기 또는 열을 이용하는 에너지)와 재생가능에너지(햇빛·물·지열·강수·생물유기체 등을 포함하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에 대한 기술적 성과도 늘어날 것입니다. 이차전지(외부의 전기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의 형태로 바꾸어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에 전기를 만들어 내는 장치) 및 전고체전지, 리튬메탈전지, 리튬황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등의 발전으로 보다 많은 모빌리티, 디바이스 영역에서 소형화, 경량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의 발전으로 헬스케어를 비롯해 의료·바이오 분야는 더 놀라운 발전을 거듭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따라서 기대수명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하나 둘씩 불치병도 해결해 갈 것입니다. 기술개발의 향후 가장 큰 성과는 의료·바이오 분야에서 나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반면에 세계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유엔보고서는 2050년 세계 인구는 97억 7182만 명으로 2017년에 비해 약 22억 명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구의 증가가 과학기술과 엮여 번영으로 연결된다는 논리와 부합하면 좋겠지만 더불어 환경오염과 같은 심각한 문제도 야기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아이러니하게도 출생인구가 계속 줄고 있습니다. 2019년 5,171만 명인 우리나라 인구는 2028명에 5,194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67년에는 3,929만 명으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출생아는 감소하는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14.9%에서 46.5%까지 늘어나며 생산인구의 고령인구 부양 부담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여 집니다. 국가 및 산업 구조의 근본적 재편 없이는 커다란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한국 사회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죠. 상위 1%가 대부분의 부를 차지하고 있고, 또 대부분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부가 매우 편중되어 있는 국가죠. 산업화 이데올로기에서 리버릴(liberal)한 가치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이동하지 못한 국가이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경쟁이 매우 치열하며 서열화에 익숙합니다. 소득 대비 물가는 매우 비싼 편입니다. 이념 논쟁도 북한이 존재하는 한 종식되기엔 멀었습니다. 한마디로 기술 발전을 통해 과거보다 먹고 살기 편해졌는데 역설적으로 먹고 살기 어렵게 된 경우거든요.(웃음) 이러한 문제들로 청년들이 버티기 어려워지면 저출산 고령화 현상은 계속 심화될 수 밖에 없겠죠.


 반면 사회보장 정책은 조금씩 좋아지지 않을까 예측합니다. 현재의 사회보장 수준도 치열한 경쟁 사회인 것에 비해서는 개인적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만, 선진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적용하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임금노동 중심의 보장에서 시민권에 근간한 사회보장 체계에 대한 요구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지며, 이에 따른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논쟁도 치열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도 디지털세, 데이터세, 로봇세 등 새로운 조세 체계에 대한 진지한 검토를 시작하고 실행할 때입니다. 조세 전문가라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봐도 아직은 시기상조, 명확치가 않아서 등등의 이유로 다루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새로운 메가 트렌드를 유연하게 맞이하려면 지금 움직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기후 변화로 인한 국제 사회의 양태는 지속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의 인류를 위협하는 이슈를 저는 크게 두 가지로 보는데, 하나는 코로나19같은 신종 전염병의 출몰과 대유행이고, 또 하나는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각종 자연재해입니다. 현재의 기후변화 원인으로는 지난 산업혁명 이후 지속적으로 다량의 온실가스가 대기로 배출됨에 따라 지구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지구의 지표 온도가 과도하게 증가된 것인데요. 파리협정 발효와 신 기후 체제 출범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의 의무를 지게 되었지요.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7위인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 예상배출량 대비 37%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계를 중심으로 저탄소 경제사회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간과한다면 유례없는 재앙을 맞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산업계도 에너지 집약적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을 리드할 저탄소 청정기술의 개발과 고부가가치의 지식서비스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또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사실 전 세계는 이미 좋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오존층 파괴 이슈가 그것인데요. 국제 사회가 지구 온난화와 자외선 노출의 심각성을 염려하여 오존층을 복구하고자 프레온가스(염화불화탄소·CFCs)와 기타 오존층 고갈 물질의 사용을 줄이기로 '몬트리올 의정서'에 합의하고 함께 실처하며 노력했던 일이 있었죠. 그 후 북반구와 중위도 지역에 광범위하게 형성됐던 오존구멍이 2030년대에 완전히 복원될 것이라는 뜻깊은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오존층 복구를 위해 전 세계가 함께 노력했듯이 지구 온난화를 위해서는 그 이상의 노력과 의지가 중요하다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린 ‘거의 모든 것의 산업혁명’ 통사(統辭)를 함께 살펴봤습니다. 조금이나마, 흐릿하게나마 우리가 왜 여기에 있게 되었고, 지금 무엇을 더 주력해야 하고, 어떤 미래를 그려가야 할지 깨닫게 되었다면 그것만으로 제 수업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서두에 얘기했지만 급하게 갈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또 인류사에 코로나 19같은 예측할 수 없는 어떤 장애물이 나타나 그 속도를 더디게 하거나 방향을 전환시킬지 알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기술발전과 산업혁명이 우리의 삶에 장밋빛 미래를 그대로 가져다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린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빨라지고 급격해진 과학 기술 앞에 성급한 결정이나 대체, 동참은 지난 세기보다 더 크고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유례없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멈출 줄 모르는 거대 도시화와 환경오염, 각종 규제로 인해 선택지를 잃고 방황하는 거버넌스와 사회 갈등 등 세계는 대하기 더욱 어려운 대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지금 우리에겐 인공지능이라는 훌륭한 조력자와 첨단 도구들이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우린 더 합리적인 판단과 안전한 도전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이, 4차 산업혁명의 도래가 오히려 인류를 고달프게 하지 않도록 우린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서로와 또 사회와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다 오래 지구를 안전하게 빌려 쓰려면 말이죠.(웃음)


그동안 많은 관심을 갖고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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