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재능

by NR

나는 글쓰기에 재능이 없다.

글 잘 쓴다는 말을 들어 본 기억도 없다.


어릴 적 초등학교 시절, 동시를 두어 편 썼을 때 부모님이 매우 칭찬해 주신 적이 있다. 어떤 동물에 관한 시와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는 글 주제였을 것이다. 그때 속으로 약간 뿌듯했지만, 그 이후론 특별히 내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해 본 적도, 남이 이야기해 준 기억도 없다.


학창 시절,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글을 배우고 썼기에 그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항상 단어가 부족했다.

하지만 정말 글쓰기에 재능이 있었으면, 모국어든 외국어든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학교를 모두 졸업하고, 숙제나 과제와 같은 어떤 외부의 강제로 인해 (다소 긴) 글을 써야 하는 일이 없어졌다. 일을 할 때도 내 생각이나 마음을 글로 표현해야 할 일은 없으니 그렇게 부담스러웠던 글쓰기는 내 삶에서 멀어졌다. 일기 외에는 끄적거릴 일도 없고, 그마저도 점점 하지 않아 펜을 드는 일이 드물어진다. 그럼에도 손에 펜을 잡고 무언가를 쓰는 행위 자체가 좋아 가끔 필사를 하기도 한다. 글이라기보다는 그림에 가까운 손놀림을 좋아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마음 한 편으로는 나만의 글을 쓰고 싶다. 뭔가 내 속에 있는 것을 글로도 표현할 방법이 있을 것 같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항상 외국어로 글을 써왔던 나는 한글로 글을 쓰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할 것만 같은 염려가 있다.

시나 노래가사는 왠지 정확한 문법과 문장의 틀에서 조금은 자유로와 보인다. 그리고 다소 비약적인 (무) 논리를 좋아하는 나에게 뭔가 친근하기도 하다.


글쓰기에 대해 별생각 없이 지내던 중, 동생이 쓴 글귀를 읽은 적이 있다. 감성과 표현력에 있어 상당히 인상적일 정도로 나에 비해 월등히 잘 쓴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사실 그 이후로 나는 글쓰기는 내 재능이 아니라는 것이 확실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