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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지부지 May 25. 2021

팀 흐지부지를 소개합니다_부지 편 ①

우주인 부지를 만나다♡


안녕하세요. 프로젝트팀 ‘흐지부지’의 흐지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부지님을 본격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지님, 나와주세요~!


안녕하세요. 프로젝트팀 ‘흐지부지’의 부지입니다. 반가워요.


팀 흐지부지와 <우주인터뷰>의 로고를 직접 디자인하셨어요. 멋지고 귀여운 디자인이 탄생했는데요. 어떤 콘셉트인지 궁금해요!


흐지부지와 우주인터뷰, 두 로고 모두 제가 고심 끝에 탄생시킨 아이들이라 애정이 깊은데요. 우선 흐지부지는, 말 그대로 흐지부지되는 느낌을 주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였어요. 로고 상단의 동그라미 네 개가 그걸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죠.


또 저희 프로젝트팀이 사람들에게 친구같이 편안하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글씨도 최대한 귀여우면서도 간결하게 표현했습니다. 흐지부지를 디자인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어요! 생각한 대로, 빠르게 작업 완료했던 로고입니다!


반면 우주인터뷰는… 저를 오랜 시간 괴롭혔어요. 여러 버전의 우주인터뷰가 있었는데요. 흐지님과 이야기를 계속 나누면서 결국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우리 주변의 인간=우주인’이라는 데 공감했고, 주인공이 될 우주인이 돋보이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디자인이 탄생했어요!

‘우주인’과 ‘터뷰’가 각각 위아래로 나뉘어서 표현된 것이 보이시죠? 휴, 끝까지 저를 힘들게 만들었던 디자인이랍니다.


로고를 디자인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흐지가 괴롭혔다거나…


흐지님이 정말 많이 부담을 주셨고요…. 농담입니다(웃음) 흐지님은 오히려 오구오구 잘한다 해주셨고요. 덕분에 스스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최선을 다하게 되었어요. 결과적으로는 로고 모두 마음에 쏙 들어서 다행이에요!


네, 왠지 첫 대답이 진심 같지만 자연스럽게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주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뭐였나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 순간이 있다면 첫 시작일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새로운 일을 벌이는 데 익숙지 않은 사람인데요. 막연하게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디자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에, 이 이야기를 흐지님께 전달 드릴 기회가 있었어요. 근데 그날 곧바로 저희 뭔가 해보면 어때요?! 라고 제안해 주셔서 굉장히 놀랐답니다. 정말 놀라서 소리를 지를 뻔한 정도였어요! 지금은 정신없이 흐지님의 리드를 따라오다 보니 일을 해내고 있는 저를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하, 기억나요. 처음 사이드 프로젝트를 같이 하자고 제안했을 때 엄청 놀란 것 같던데요. 물음표가 한 10개쯤??

너무 좋았어요! 저는 인생에 일과 휴식밖에 없는 사람이라서 그게 너무 단조롭다고 느끼던 시기기도 했고요. 게다가 지금 진행되는 일이 제대로 잘 안 돌아가서…


굉장히 흐지부지되고 있었죠….


네. 그러다 보니 자괴감을 느낄 때였어요. 인생에 일과 휴식밖에 없는데, 일이 망해가고 있으니…. 바로 그때 새로운 일을 함께 해보자는 제안을 해주셔서 정말 행복했죠. 제가 올여름 심심풀이로 봤던 타로점에서, 연말 즈음 조력자 ‘귀인’이 나타날 거라고 했거든요. 흐지님이 이 일을 제안해 주시자마자 뭐지, 나의 귀인이 나타난 건가 했다니까요. 그 상황을 다시 생각해봐도, 너무너무 기뻤어요!


아직도 그 카톡이 기억에 남아요. 호기롭게 제안하긴 했지만 저도 사실 굉장히 떨렸는데요, 회사 사람에게 사이드 프로젝트를 제안해 본 건 처음이었어요…!


제가 처음이에요? 우와…! 정말 영광이에요.


흔쾌히 오케이 해서 저도 기뻤어요! <우주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요?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서로를 인터뷰했던 것이 많이 기억에 남아요. 회사에서 처음 만난 흐지님은 저와 닮은 구석이 많은 사람일 거라고 예상하긴 했었는데요. 흐지님을 직접 인터뷰하면서, 생각보다도 더 저와 닮은 점이 많아서 얼마나 공감과 위로가 되었는지 몰라요. 그날 술 한 방울 없이 서로 꽤 깊은 대화를 많이 나누었는데,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아요.


저도요. 질문으로 시작해 그렇게 깊은 얘기를 할 수 있을지 몰랐거든요. 정말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럼 진부한 질문이지만 한번 해보겠습니다. 앞으로의 포부, 부탁드려요.


팀명 따라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리고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좋아요! <우주인터뷰>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우주인터뷰>는 모든 인터뷰이에게 공통으로 드릴 ‘시그니처 질문’과 인터뷰이마다 달라지는 ‘우쥬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그니처 질문


응답하라, 우주인! 지구인에게 본인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끊임없이 표류하는 자’ 예요. 귀가 굉장히 얇고, 하나의 일을 꾸준히 밀고 나가는 힘도 부족해요. 어떤 책에서 우연히 본 '표류하지 않고 항해하는 삶을 살기를'이라는 문구가 2년 전까지만 해도 제 인생 목표였죠. 제 인생을 항해하지 못하는 스스로가 굉장히 밉기도 했어요.

근데 지금은 마음을 바꿔 먹었어요. 표류하는 인생도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표류하는 사람에게만 우연히 찾아오는 기회도 있고요. 이제는 이런 제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주려고 노력해요.  


좋은 변화예요. 그렇게 가치관이 바뀌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행정고시 공부를 꽤 오래 했어요. 4번째 시험에서 터무니없는 점수로 떨어지고 나니 정말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 공부를 그만두면 저의 20대 젊은 날 전부가 부정당하는 느낌이라 힘들었어요. 왜 그렇잖아요. 시험은 붙지 못하면 그 과정이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느껴지니까요. 시험을 그만두고 힘든 기간을 지내면서, 저의 20대 시간을 스스로에게 납득시킬 필요가 있었어요. 그냥 아무런 의미 없이 낭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제가 무너져 버릴 것 같았거든요. 그 결과가 지금의 마음이에요.


대단해요. 공부든, 일이든 하나의 길을 오래 꾸준히 걷는 분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요.


사실 하나의 길을 걷지 않은 것이 고시 합격이 멀어진 요인일 수 있어요…. 고시 공부를 하면서도 관심이 있던 일을 놓지 않고 있었거든요. 짬 내서 아르바이트로 교재 만드는 일도 해보며 기웃거렸고, 경제학 공부를 하면서 경제학에 나오는 수식이나 그래프를 입력하는 Latex 프로그램 사용법도 배웠었고요. 어떤 목적의식을 가지고 했던 건 아니에요. 말 그대로 순간순간 표류한 결과죠. 그냥 이게 저인 것 같아요. 이게 자연스러운 저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훨씬 편해졌고, 건강해진 걸 느껴요. 



‘현재’ 우주인이 꽂혀 있는 콘텐츠는?


현재 꽂혀 있는 콘텐츠라면, ‘아무튼’ 에세이 시리즈가 되겠네요. 우연히 알게 되어 읽기 시작했는데 전집을 모으는 게 목표가 될 정도로 푹 빠졌어요. 이 시리즈를 접하기 전에는 문학만 읽는 사람이었는데요. 이 시리즈를 접한 이후로 에세이의 매력에 푹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어요. 


엇, 문학만 읽으셨던 이유가 있나요?


문학 특히 소설을 읽다 보면 여러 등장인물 중 최소한 한 명쯤은 저와 동일시되는 인물이 있었거든요. 보통은 모든 인물이 제 면면을 조금씩 닮아있고요. 인물들을 따라 이리저리 경험하고 슬퍼하고 웃으면 제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실제로 어지럽혀 있는 제 마음이 정돈되기도 했고요.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문학 장르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 소개해줄 수 있나요?


저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정말 좋아해요. 열 번은 읽은 것 같아요. 마음이 고장 난 것 같다, 정리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 때면 그 책을 집어 들게 돼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대단해요! 저는 3번이나 시도해 보고 포기했던 책인데요. 그럼 갑자기 에세이의 매력에 빠지게 된 이유가 있나요?


문학만 주로 읽던 시절, 가끔 서점에서 에세이를 펼쳐보면 에세이는 제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느껴졌어요. 에세이는 내가 아닌 남의 이야기 같았고, 그때 저는 남 이야기를 들을 마음의 여유가 없었거든요. 아직 제 마음도 잘 모르겠는데,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힘들고 불편했나 봐요.

이제야 저는 조금 인생의 안정기에 접어들었는데요. 여유가 좀 생기고 나니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을 수 있게 되었어요. 아, 이 사람은 이런 생각도 하는구나, 이런 점은 신기하다, 이런 점은 정말 멋있다, 본받고 싶다 하면서 저를 조금씩 성장하게 만드는 매력을 느끼게 된 거죠. 문학이 제게 주었던 기쁨과는 또 다른 행복인 것 같아요.


아무튼 시리즈 중에 하나만 추천해 주세요. 어떤 책이 제일 좋았어요?


저는 아무튼 시리즈 중에 <아무튼 비건>을 가장 처음 읽었어요. 그 이후에 <아무튼 술>, <아무튼 달리기> 등을 읽었는데요. 여전히 처음 읽었던 <아무튼 비건>이 가장 기억에 남고 좋은 것 같아요. 내 삶의 방식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하는, 그리고 나를 좀 더 성장하게 만든다고 느낀 첫 책이기도 하고, 채식에 대한 편견을 깨뜨린 책이기도 해요. 정말 좋게, 읽었어요.

아무튼 시리즈는 저도 정말 팬이어서, 같은 팬을 만나니 더욱 기분이 좋네요.



'현재'의 우주인을 설명할 수 있는 물건은?


블루투스 스피커와 에어팟. 음악이 흘러야만 흥이 생기고 어떤 일을 할 활력이 샘솟는 것 같아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항상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켜고요. 회사에서도 혼자 업무를 보는 시간엔 항상 에어팟을 끼고 있어요. 흥이 나야만 일이 술술 진행되는, 흥 빠지면 시체인 사람입니다.


회사에서 에어팟 끼고 있는 걸 자주 봤어요. ‘흥부지’인줄 미처 몰랐네요. 일할 때는 어떤 음악 들어요?


저는 원래 너무 시끄럽거나 빠른 음악은 좋아하지 않는데요. 일할 때는 화가 날 때가 많아서… 제가 들을 수 있는 최대한 빠른 음악을 들어요! 최근에는 딘(DEAN) 노래를 자주 들어요. 음색이랑 곡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정말 좋아하는 가수예요. 요즘 빠져 있는 노래는 ‘love’라는 곡인데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가수인 syd라는 가수가 피처링한 곡이에요. syd는 92년생의 미국인 여가수인데요, 정말 곡을 잘 써요. 정말정말 좋아합니다.



우주인을 기분 좋게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 세 가지는?


우선, 음악 크게 듣기. 집에서 혼자 있을 땐 블루투스 스피커로 빠방하게, 밖에서는 에어팟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이용해 노래에 집중해요. 잡념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흥이 차오르곤 하죠.

그리고 맛있는 음식 먹기. 저는 정말 일차원적인 사람이에요. 가장 기본 욕구가 채워지지 않을 때 너무 슬퍼요… 특히 배고플 때 굉장히 예민한 것 같아요. 이럴 때 맛있는 음식을 주기만 해도 기분이 금세 회복된답니다. (흐지님 참고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집 앞 도림천 산책하기. 집 가까이에 산책하기 너무 좋은 도림천이 있는데요. 보통은 저녁 9시에서 10시 정도에 산책하러 나서요. 산책을 하고 나면 굉장히 행복해져 있는 저를 발견하곤 하죠. 전생에 강아지였나… 봐요.


산책하는 부지님의 모습이 상상이 돼요. 저는 이제부터 부지님을 위해 항상 맛있는 걸 들고 다녀야겠어요.



★우주인 부지의 인터뷰는 2화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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