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자리'=도망친곳에서 도망친곳

단한번의 필기합격도 이루지못한 6년차 경시생일기.

by 제로섬

내나이 37세, 그것도 만나이로 37세

부끄럽지만 나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보고자 한다.


나의 첫 직장은 10: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갔던

27세였던 2014년 OOOO공사입사

허울만 좋았고, 나는 썩어가고있었다.

10일간의 황금연휴가 있었던 2014년 (정확히 기억은 나지않지만 대략 이정도기간이었던것같다)

나는 퇴근하는 순간부터 출근걱정에 가슴이 조마조마하였고

오랜에 만나는 친척들과 즐거움속에서도, 항상 폰을 옆에 두고있었고

친구들과 여름휴가차 즐기러 방문한 계곡에서도 나는 곡소리를 하고있었다.


내가 가장 좋을때는, 잠시 심부름으로 건물밖을 나가는 순간이었거나, 말단직원이 어쩌다 겪게되는 명함내미는 순간이었다.

xx공사 OO마케팅팀 사원 김OO

그 순간만큼은 이 조직이 나의 뒤에 서있어준다는 든든한 생각에 입사하길 잘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응시번호를 가슴에 달고, 대기실에서 면접연습을 하면서 정장입은 다른 지원자들의 모습에 주눅들었을때의 기억이 떠오를때면 그 멋있었던 지원자들을 물리치고 내가 뽑혔음에 아주 잠시 승자가 된듯한 분위기에 취했다가도 최종합격자가 최종불행자구나라는 생각에 휩싸이기만 했다.


매일이 지옥같았고, 나이어린 사수들의 젠체함과 서열을 강조하는 문화, 그리고 은근한 텃세, 일 벌리기만 좋아하지 마무리할줄 모르는 과장덕분에 언제나 그 마무리는 내가 해야했었고, 나의 담당업무 하나 제대로 해낼줄 몰랐던 3개월차 신입이었던 나는 모든사원의 잡심부름을 회사메신저를 통해서 몰래 도맡아 하고있었다. (물론 그 속에서도 천사들은 있었다. 가끔씩 그들과 이야기 나눌때면 어찌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던지) 그러니까 내 업무시간은 반으로 줄었고 나는 어리버리만 치다가 나의 능력에 비해서는 너무 큰 조직의 사원이 되었다는 부담감과 그 부담감을 씻어주기라도 하는듯 때마침 찾아와준 yolo문화 덕분으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입사 3개월만에 ㅎㅎ 나도 자유를 찾아 떠나겠어! 라며 ,,,,


그 어리석음이 이렇게 장시간 직업없음이 유지될줄은 꿈에도 상상하지못한채,

나의 자유로운 미래만이 기다리고있을것이라는 두근거림에,

이런 감옥에서는 떠날 용기없는 당신네들만 쳐박혀있어라는 되도안한,,,,

되도안한 자신감과 자만심과 허영심....에 붙잡혀


아버지께서는 주위친구들에게 나를 자랑하고 다니고계셨음을 알지도못한채,

그렇게 쉽게 나는 누구나가 부러워할만한 직장을 100일도 못벋티고 달아났다.


더 숨쉴수 없는,

어떠한 버팀목도 없는,

엄격한 잣대가 세워져있는 더 큰 사회속으로

도망쳤다.


그리하여 현재 나의 신분은

어떤경로로 준비하게된 시험을 6년차 낙방중인

37세, 미혼, 무직여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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