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늘부장 Sep 12. 2024

늘부장의 직장이야기

관행적인 업무는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개선해야 합니다.

참 어이가 없었다.

올해로 한 회사에서만 31년째 다니고 있는 B부장! 오늘은 그야말로 31년 만에 가장 모욕적인 말을 12년 후배사원에게 들었다. 참 희한할세! 왜 사람들은 감투만 쓰면 목에 깁스를 하는 걸까? 물론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고 보지만 일부 사람들이 그렇게 행하는데 그 일이 B부장에게 벌어지고 말았다.


B부장은 한 분야 업무를 31년째 하고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할 정도로 긴 세월인데 한 부서에서만 31년째 업무를 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사자 직업의 사람만 전문가가 아니다. 직장 생활에서도 오랫동안 한 분야에 근무하면 그 업무의 A부터 Z까지 척 보면 아 이 업무가 어떻게 전개될 것이다라고 알 정도가 된다.


3개월 전 옆부서에 새로운 팀장이 발령을 받아왔다. 늘 부장 보다 12년이나 어린 직원이었다. 그러나 팀장이었다. 참 우스운 일이다. 아무리 팀장이라는 직책을 달았지만 본인보다 12년이나 선임인 B부장과 마주치면 인사는커녕 고개를 획 돌리면서 본체 만 체 하면서 걸어간다.


계급이 깡패라고 속에서 욱하는 감정이 올라왔지만 B부장은 참았다. 왜! 회사는 군대와 같은 조직 사회이다 보니 비록 아무리 어리더라도 팀장은 일반 직원보다 한 단계 위의 보직이고 관리자이기에 함부로 대할 수는 없다. 우짜노! 꼽으면 출세하지... 참자 또 참자라고 다짐을 했다.


그러나 그 참을성이 오늘 폭발을 했다. 12년이나 어린 팀장에게 업무적인 메일을 보냈다.  구매 관련 업무에 대해 현재 문제가 예상되니 조치기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바로 회신이 왔다. B부장님은 한 업무를 오래 해서 관행에 젖어 개선을 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갑자기 뚜껑이 확 열렸다. 굳이 비유하자면 이제 갓 의대를 졸업하고 인턴을 하고 실습 중인 예비 의사가 30년 된 베테랑 의사보고 관행적으로 하지 알고 개선을 하는 시각으로 환자를 치료하라고 말하는 경우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K팀장! K팀장은 전혀 생소한 부서의 팀장으로 와서 무슨 생각으로 내가 업무를 관행적으로 한다는 거야?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끝에 "한다는 거요?"라고 살짝 존중해 주는 말로 대꾸를 했다. 생각 같아선 뺨을 한 대 갈겨 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하극상으로 인해 나에게 큰 손해로 돌아 올 것이 예상되기에 참았다.


31년째 직장 생활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 상대하는 것이 참 어렵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일을 하면서 내 생각을 굽히면서 이치에 맞지 않는 지시를 하는 관리자에게 맞추려는 것이 참 쉽지 않네.. 그래도 참아야지 우짜노.. 회사 리면 막상 먹고살 걱정을 해야 하는데...


아픈 현실이지만 마음을 되잡고 참고, 참고 또 참자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면서  얼마 남지 않은 정년은 채워야겠다 라고 다짐해 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