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 프랭크 오펜하이머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자기가 가르칠 내용을 깊이 생각할 수밖에 없다. 자기가 가르칠 내용을 통달해야 하며 또 이것을 가장 우아하고도 효과적으로 전달할 방법을 알아야 한다.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 348p, 라즐로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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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대략 3년 동안, 그리고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에 이른 현재까지 6년 남짓. 어쩌다 보니 도합 약 10여 년, 남을 가르치는 삶을 살고 있다.
처음 3년의 경험은 아주 큰 카테고리로 봤을 때 가르치는 행위로 분류될 수 있을 것 같고, 그래도 어쨌든 2019년 3월부터 6년 7개월째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다.
나의 가르침을 받는 대상들은 몸도 마음도 아직 다 자라지 않은 팔팔한 청소년들이고, 그래서일까 나는 또래들보다 비교적 젊은(철없는) 말투나 옷차림, 사고방식 등을 유지하는 중이고, 내가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일을 그만하게 된다고 해도 이러한 감각을 굳이 바꾸고 싶은 생각은 없다.
사실 이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일 텐데, 내가 애초에 영한 감각을 지녔기 때문에 청소년 대상의 일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그래서 그 일을 하다 보니 그러한 분위기가 더 강화된 것일 수도 있고, 어쩌다 청소년 대상의 일을 하게 되면서 그 날것의 에너지에 압도당해 나라는 사람이 변할 것일 수도 있고. 하지만 나는 전자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친구들 사이에서 나는 여전히 열정이 넘치고 에너제틱하고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고 다이내믹하게 살아가는 존재이다.
서론이 길었는데, “무언가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 것은 내가 수업할 때 자주 써먹는 말이자 수업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나는 종종 학생들에게 어떤 개념 또는 어떤 문제를 나에게 설명해 보라고 하곤 한다. 처음에 좀 머뭇거리는 학생들에게는 일부러 앓는 소리를 하며 입을 열게 만들기도 한다. “아 진짜 선생님이 갑자기 기억이 안 나서 그래. 내분점이 뭐였지? 00이가 설명해 주면 바로 알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식으로~
이런 역질문을 받았을 때 학생들의 반응은 크게 세 가지다.
1) 평소보다 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입을 꽉 다물고 있기
2) 조심스럽게 자기가 아는 단어로
알고 있는 만큼 표현하기
3)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훌륭하게
흠잡을 데 없이 설명하기
어떠한 경우든, 그 상황에 맞게 피드백 나아가 칭찬을 해주며 다음에 있을 상황에 대비하게 만들어 준다.
이 가르치는 업에 최근에 사실 에너지를 거의 안 쓰고 있었는데, 다시 좀 힘을 내보려 한다. 세컨 잡이 생각보다 잘 안되고 있어서이기도 하고, 내가 잘하는 일을 하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스스로 채우면 잘하고 싶은 일에서도 성과가 날 것 같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최근에 질질 끌고 가던 학생 한 명을 정리하고 신규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받고 있는 중이다. 기말고사 끝나고 여름방학을 앞두고 있는 시기라 수업은 내가 원하는 만큼 채울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나는 투잡러 아니 쓰리잡러니까 무리하게 신규 수업을 받지는 않을 것이지만, 오랜만에 초기 상담, 무료테스트, 커리큘럼 작성, 수업 안내 등을 하면서 초심을 찾고 있는 중이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도 더 효과적이고 우아하게 전달하기 위해 당분간은 수업 준비에 시간을 좀 쓰려고 한다.
내 기억 속에 내가 가장 효과적이고 우아하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전달했던 순간을 찾아보니 11년 전이었다. 나의 석사학위논문을 후배 학부생들에게 소개(?)하는 특강이었는데, 정말 토씨 하나하나 내 머릿속에 온전히 들어 있는 내용이어서 그랬을까, 아니면 그때 당시 꿈꾸던 무대여서 그랬을까 나는 어느 때보다 몰입해서 강의를 준비하고 나에게 주어졌던 90분의 시간을 정말 알차게 만족스럽게 잘 운영했던 기억이 난다.
최근에 지인과 대화하던 중, 어떤 주제에 서로 관심사가 딱 맞아떨어지면서 순간적으로 이야깃거리가 막 쏟아졌던 적이 있었다. 그때 “야, 우리 유튜브 찍자~아니면 얼굴 나오는 거 부담되면 팟캐스트라도 하자” 했었다.
11년 전 이후에는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은 안 하고 있는데, 또 언젠가 기회가 온다면 사람들 앞 아니면 카메라 앞 아니면 마이크 앞에 서보고 싶기도 하다. 대체 나의 일을 벌이는 욕구는 언제 즘 줄어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