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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권형 Jan 16. 2018

디지털 싱글 [수봉공원] 작업기 #3

음원 제작 과정 (레코딩, 믹싱, 마스터링)

 총 3번에 걸쳐 앞으로 발매될 첫 음반의 선발매 곡 디지털 싱글 [수봉공원]의 작업기를 작성했다. [수봉공원]은 (믿거나 말거나)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전 과정을 인천에서 작업한 결과물이 됐다. 본격적인 개인 작업의 초석을 다지는 작업이기도 했다. 결론적으로는 이런 저런 계기로 그 과정을 기록 & 공유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앞서 말했듯이 크게 3번, 이번 작업에 동력이 된 '인천의 노래 프로젝트'와 인천문화재단 지원 사업 '바로 그 지원'에 공모해 지원받아 작업하게 된 과정을 한번, 앨범아트 디자인 과정을 한번, 음원 제작 과정을 한번씩 정리한다. 아무쪼록 이 작업기가 작업물에 좀 더 깊게 다가갈 수 있는 매개로 작용했으면 좋겠다.


- 작업에 열중하는 서준호 엔지니어


- 엔지니어 서준호형과의 첫 작업


 지금은 밴드 스트릿건즈의 매니저이시면서 공연 기획하시는, 지금은 없어진 신호동 '글래스톤베리 인천'의 이진우 전 사장님은 나에게 종종 알바 일을 주셨다. 재작년인지 3년 전인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진우형이 매년 기획하시는 자유공원 숲 속 음악회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다. 준호형을 처음 만난 건 그때 였다.


- 작업이 늦은 시간에 끝나면 영화공간주안 비상계단으로 내려가야 한다.

 작년에도 자유공원 숲 속 음악회에 참여했는데 그때는 공연자로서였다. 준호형은 그때도 어김없이 공연 보조 알바를 하고 있었다. 음반 작업을 위해 한창 새로운 작업 환경을 구하고 있었는데 준호형이 같이 해볼 생각 없느냐고 제안했다. 그래서 일단은 작업실에 가보기로 했다. 준호형의 작업실은 영화공간주안 꼭대기에 있다. 영화를 좋아해서 자주 가던 7층 영화공간주안에서 야외 계단을 통해서 옥상으로 올라가면 비밀의 방 마냥 작업실이 나온다. 처음 갔는데 작업실이 좋았다. 준호형 성격상 깔끔하고, 높은 곳에 있어 쾌적했다. 구체적인 얘기를 나누고 그해 가을을 목표로 EP 작업을 진행해보기로 했다.


- 마이크 테스트


 간헐적으로 서로 시간을 맞추로 편하게 녹음했다. 서로 할 수 있는 최선을 위해 터놓고 논의했다. 수록곡들의 기본적인 뼈대는 그때 다 갖췄다. 다만 중간에 인천의 노래 프로젝트가 들어오면서 모든 작업을 중단하고 인천의 노래 작업에 집중하게 되면서 작업이 중단 됐다. 앞서 말한 작업방식이 자칫 기한 없이 늘어져버릴 여지가 많아 서로 편해질 시간이 필요했는데 마침 타이밍이 좋았다. 인천의 노래 작업을 하면서 작업 스타일을 맞춰갔다.


 평일에는 출근을 해야했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 꼴로 만나 작업했다. 그리 넉넉한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업할 수 있었던 것은 전부터 준호형과 작업하면서 미리 세팅된 소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해진 기한동안 소스를 녹음할 부담이 적었다. 상대적으로 시간의 제약 없이 여유롭게 편곡에 집중했다. 레퍼런스 없이 순전히 취향에 따라 아이디어를 내놓고 준호형은 구체적으로 실현 가능한 방향을 설정했다.


- 오르간 소스 작업 중이신 세민씨와 엔지니어 서준호


 - 편곡 작업

 

 [흑백사진 속 자유공원]에서도 큰 역할 해주신 세민씨가 [수봉공원] 에서도 오르간 연주를 해주셨다. 합주를 따로 한 게 아니었고 레퍼런스를 가지고 작업하는 것도 아니라 작업실 방문해주셔야 했는데 작업을 위해 먼 걸음 마다하지 않으셨다. 세민씨와 준호형은 치열하게 작업해주셨다. [수봉공원]의 사운드적인 테마와 편곡의 당락은 사실상 이날 결정 됐다.


- 2017/10/22 오르간 소스 작업 중


 풍성한 구성을 위해서 코러스를 겹겹이 녹음하고 곡의 구성과 디테일한 코드 진행도 조금씩 바꿨다. 베이스와 드럼 소스를 새로 찍어야했다. 그때 준호형의 도움이 컸다. 준호 형이 없었다면 사운드적으로 불가능한 작업이 아니었을까 한다. 준호형과는 작업하면서 한번도 불만인 적이 없었다.


- 2017/10/30 드럼 소스 작업 중인 서준호 엔지니어



- 근처 분식집에서 야식을 조졌다.


 나는 녹음을 금방 끝내는 편이라 거의 의견만 내고 밤새 실질적인 작업을 하는 건 준호형이었다. 가능하면 막차 시간 전에, 그게 아니면 첫차 시간까지 그날 계획한 작업을 끝내고 그 다음주에 할 작업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일주일을 준비해서 다시 작업하는 식이었다. 남은 앨범 작업도 이런 식의 패턴으로 진행될 것이다.


- 사라진 수봉공원과 엠비언스


 마스터링에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작업이 간주 부분이 들어가는 엠비언스를 어떻게 연출할까 하는 것이었다. 수봉놀공원의 분위기를 엠비언스로 연출하고 싶었다. 이 부분을 가장 오래 고민했다. 수봉놀이공원은 이제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연출이 필요했다. 결국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시중에 떠도는 아이들 웃음소리를 찾아 그 자리를 채우기로했다. 어떤 세계의 어떤 이들의 웃음인지도 알 수 없지만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잘 전달됐으면 한다.


- 마스터링과 프리뷰 공개


 믹싱 이후 바로 마스터링본이 한번 픽스됐다. 이후 최근에 준호형 작업실의 모니터링 환경이 좋아지면서 리마스터링 된 버젼으로 다시 한번 픽스했다.


- 밤늦게 작업하고 바깥 옥상으로 나와 찍은 작업실 모양새


 프리뷰 음원은 마스터링 된 작업물을 WAV로 뽑아 받은 파일을 편집해 Mp3로 다시 한번 익스포트한 버젼으로 음질이 다소 떨어집니다. 프리뷰 들으면서 기대 많이 해주시길~ 홍보도 많이 해주시길~!


SoundCloud link

-> https://soundcloud.com/2gwonhyeong/p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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