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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하연 Apr 14. 2021

[프롤로그] UXUI 디자인에 매료된 문과생 이야기

너는 왜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나는 원래 디자인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본 투 비 문과생에다가, 학창 시절 예체능 선택 수업에도 미술보다는 음악을 골랐고, 대학교 전공도 영문학을 선택할 만큼 디자인의 ㄷ자모를 만큼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지금 UXUI 디자이너 직무를 희망하고 있다. 오늘은 내가 어떻게 UXUI 디자인에 발을 디디게 되었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사람들을 사랑했던 소녀



나는 어릴 적부터 도와주는 일을 좋아했었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단 신념 하나로 서비스 직종에 근무했었다. 하지만 매번 바뀌는 생활패턴으로 몸이 급격하게 안 좋아지기 시작했고, 결국 3년간 일했던 내 커리어를 그만두게 되었다. 그만두고 나서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UXUI 디자이너 브이로그를 접했고, 이 직업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UXUI가 뭐지? 궁금해서 엄청 찾아봤었다.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건 사용자 중심 디자인이라는 문구였다. 구글에서는 UXUI디자인을 사용자의 경험과 편의에 초점을 맞추는 디자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유레카. 바로 이거야."


사용자 경험? 사용자 편의? 사용자 중심? 처음 듣는 단어들이 무슨 뜻인지는 정확하게 몰랐지만, 그냥 감각적으로 사람들을 위한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어쩌면 내 신념을 지키면서, 커리어 또한 잘 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 대하는 일은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으니까.





편견이 바뀌는 순간



"근데 디자이너는 그림 잘 그려야 되는 거 아니야?"

"나 같은 똥 손도 할 수 있을까?"


사실 디자인이라고 함은 그림에 대한 손재주가 뛰어난 예술가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마스터피스를 만들어내는 거장이라고 불리는 예술가들은 모두 손재주가 뛰어났으니까. 나는 흔히 말하는 '똥 손'이었기에 약간의 두려움은 있었다.


"그래, 이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 까짓 거 해보자."


하지만 공부를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멈출 수 없었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 하는 패기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마음가짐으로, 제일 기본이 되는 개념들을 먼저 훑어보기 시작했다. 아니, 그냥 이쪽 분야가 무지했던 터라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위함이었다^^;


가장 기본적인 개념 UX와 UI. 사전적인 의미로 UX는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느끼는 모든 것들. UI는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들이라고 설명하곤 한다. 즉, 어떻게 하면 더 예뻐 보일까 보다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제품을 이용할 때 더 편리하다고 느낄지 사람의 입장에 더 중점을 둔 디자인이 바로 UXUI 디자인임을 알게 되었다.


"오호 그렇구나!"


신선했다. 디자인은 무조건 화려하고 예쁘면 되는 줄 알았던 고정관념이 깨지던 순간이었다. 디자인으로 사람들을 도와줄 수도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 시간은 내 꿈을 더 확고하게 만들어주었다.





고민의 연속이었던 순간들



꿈이 명확해졌을 때 생긴 한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엄마가 "하연아, 이거 '캡처'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거야?"라고 물었었다. 스마트폰과 친숙한 나는 아이콘만 보고도 어떤 버튼이 '캡처'하는 기능인지 알았지만, 엄마는 익숙하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그때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자.


하지만 전공자가 아닌 터라,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퇴사한 지도 꽤 시간이 흘러서 경제적인 여유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고민에 빠졌다.


"돈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뭐가 있을까?"


제일 먼저 찾은 방법은 역시 유튜브. 요즘 세상이 좋아서 UXUI 검색만 해도 엄청 많은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온다. 현재 UXUI 디자이너로 근무하는 유튜버들의 강의 영상을 모조리 다 찾아보았다. 그들의 영상을 보고 따라 하면서 기초적인 UXUI 디자인의 구도는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디자인은 뭐지?"


적절한 폰트 굵기, 간격, 아이콘 배치, 화면 크기에 맞춘 칼럼... 이것들만 잘 맞춘다고 정말 사람들이 이해를 잘하게 될까? 잘 보이는 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걸까? 유튜브 영상 강의를 보면서 내 목표에 대한 궁금증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 갔다. 그러다가 문득 시각디자인 전공하는 친구가 말해준 게 생각났다. 본인은 자신과 가장 가까운 것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나도 그렇게 해볼까? 친구처럼 주변에서 내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찾기 시작했다. 취업준비로 인해 제일 많이 들렸었던 스터디 카페에 있는 LED 전구 스탠드를 유심히 보게 되었다. 생각보다 디자인은 단순했다. 버튼들은 WARM, COOL, ON, OFF 알아보기 쉬운 글자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손이 큰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을 만큼 버튼 크기도 그렇게 작지 않았다. 또 우리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공기청정기를 보아도 전원 버튼이 ON, OFF이고, 공기가 탁해지면 빨갛게 버튼이 변하고, 청정하면 푸른색을 띠고 있었다.


"아 그렇구나!"


만약 엄마가 못 알아봤던 그 '캡처' 아이콘이 엄마가 알아볼 수 있는 캡처라는 글자로 이루어졌었다면 어땠을까? 엄마에게 조금 더 익숙하고 사용하기 편리했던 기능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저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는 단어나 이미지로 나타내는 것, 이것도 좋은 UI 디자인 사례임을 알 수 있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디자인에 대한 해답은 가까운 주변에 있었으며, 그렇게 멀리 있지 않았다.






UXUI 디자인,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정말 신기한 학문이다. 국영수처럼 책을 들여다보아야 보이는 게 아닌, 미술같이 보이지만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정말 매력적이다. 꼭 휴대폰, 웹사이트만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의 그 어느 것에 어떤 UXUI 요소가 숨어있는지 관찰한다면 우리 생활을 더 재미있게 바라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현재 UXUI 디자인과 사랑에 빠지고 있는 중이다. 이제, 그 매력에 더 흠뻑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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