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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리터 Mar 24. 2019

기획자에게 여행이 필요한 이유

100일 글쓰기 #책

<퇴사준비생의 런던>을 다시 한번 읽고,


작년 가을, 하필이면 긴 유럽여행을 떠나기 직전에 <퇴사준비생의 런던>이 곧 출간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퍼블리에서부터 <퇴사준비생의 도쿄>까지, 트래블코드의 콘텐츠를 워낙 재미있게 읽어왔기에 매우 기다리던 책이었는데. 온전히 나만의 시각으로 런던을 먼저 경험해보고, 돌아와서 책으로 확인해보는 수밖에.


낯선 도시를 여행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주로 작은 가게들을 많이 찾아다니는 편이다. 평소 가보고 싶었던 카페, 편집샵, 서점, 바, 레스토랑 등을 열심히 찾아다니며 런던에서 나름 알찬 5일을 보내고 왔다. 그러나 여행이 끝난 후 <퇴사준비생의 런던>을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허무하게도 ‘아, 런던 다시 가봐야겠다’였다.


책에서는 런던에 있는 18개의 크고 작은 비즈니스 케이스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 설명해준다. 그중에는 더 모노클 카페, 골즈보로 북스처럼 나도 궁금했기에 일부러 찾아가 본 곳도 있고, 다크 슈가즈, 메이드, 카스 아트처럼 우연히 지나가다 구경한 곳들도 있다. 충격적이었던 건 직접 경험해보고 소비해봤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배경에서, 어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아이디어와 솔루션이 발현된 공간이었는지, 나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저 예쁘다, 신기하다, 분위기 좋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었을 뿐, 그 안의 스토리까지 읽어내지는 못했다.


중요한 건 이런 인사이트를 읽어내는 눈을 기르는 것임을 깨달았다. 세상을 학습하고 그로부터 얻은 인사이트를 나만의 아이디어와 기획으로 구현해내고 싶다. 그래서 기획자에게 여행이 필요하다. (필요하다고 합리화를 주장해본다.) 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더 넓은 세상을 모험해봐야 하고, 낯선 곳을 탐험해보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인풋을 주입해야 한다. 발뮤다 CEO  테라오 겐의 '감각 단련'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타고나거나 계속 훈련하거나.


타고나지 않았기에, 나는 계속 여행한다. 다음 여행지는 뉴욕이다. 아마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사이트가 흘러넘칠 도시에서 나는 무엇을 읽고, 또 무엇을 얻어올 수 있을까.

런던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카스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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