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물탕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우유 Jul 18. 2020

그녀의 서머 레디백 사용법

목욕가방입니다만...

명품백처럼 줄 서서 기다려야 구할 수 있어!


올해 스타벅스 서머 프리퀀시 이벤트는 예년보다 인기가 훨씬 많은 듯하다. 이벤트 첫날, 17잔을 구입하고 마시지는 않고 버리고 갔다는 이야기가 뉴스에 나오기도 할 정도이니...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레디백을 겟할 수 있는지 꿀팁을 공유하는 SNS 게시글이 넘쳐났다.


나만해도 이번 서머 프리퀀시는 여느 때보다 구미가 당겼다. 예쁜 디자인, 내구성, 적당한 크기를 갖춘 스타벅스 레디백을 커피 몇 잔 마시면 들고 다닐 수 있다니까 말이다. 그래서 평소보다 조금 더 열심히 스타벅스에 드나들었다.


미션 음료 3잔을 포함하여 총 17잔의 음료를 마신 후 완성된 스타벅스 써머 e-프리퀀시, 남편은 오픈 전인 매장 앞에서 줄 서서 기다려 레디백 그린을 받아왔다. 바로 앞에 줄 서 있던 분이 핑크백을 5개나 가져가서 어쩔 수 없이 그린으로 받아왔다며 아쉬워했다.


스타벅스 서머 레디백 (Starbucks Summer Ready bag)은 여행용 캐리어 상단에 올려놓고 사용할 수 있는 보조 여행가방이다. 가로 34cm 세로 28 너비 18cm이고 겉면이 튼튼하여 가방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 유추가 어렵고 파손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 보조가방 정도의 역할을 할 사이즈이지만, 넣어보면 이것저것 꽤 많이 들어간다. 1박 2일 1인 여행 짐 정도는 충분히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레디백을 겟한 분들의 인증샷을 살펴보면, 그 쓰임도 각인각색이었다. 캠핑 준비물 일부를 넣어가거나 뜨개 가방으로 활용한다거나 아이에게 빼앗겨(?) 아이 장난감 운반 가방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가장 심장을 저격하는 사용기는 반려묘에게 빼앗긴 레디백이었는데... '나만 없어 고양이'인 관계로 대신 나의 취향을 십분 담아 레디백을 꾸려보았다.




아니 누가 이렇게 간지 나는 '레디백'에 목욕 바구니나 담으래?


한때는 다른 취미에 푹 빠져 있었지만 요즘 가장 꽂힌 것은 국내외 온천 여행을 다니는 것이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해외여행은 어렵게 되었고, 공중탕 대중목욕탕 이용은 삼가고 있다. 일반 온천탕을 이용할 때보다 가족 온천을 대여할 경우 비용이 많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1주일에 1회 정도 가족탕에 다니고 있는 요즘. 레디백을 목욕가방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 흐물흐물하거나 망사로 되어 있는 목욕가방은 내용물이 뭔지 훤히 들여다 보이기 때문에 가끔 시선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각 잡힌 레디백은 그런 추측을 사전 차단해주어서 고맙다.

두 세 달 가량 가족 온천 위주로 온천여행을 다니다 보니 자연스레 꾸려진 목욕 필수품이다. 대부분의 가족탕에 드라이기가 준비되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머리 말리는 시간의 단축과 '손상이 심한 돼지털이나마' 소중하게 관리하고 싶다는 욕심에 드라이기와 고데기를 가지고 다닌다. (목욕탕에 자주 가다 보니 자연스레 알게 된 사실인데 남자들은 맨몸으로도 목욕하러 갈 수 있지만, 여자들은 목욕 갈 때 이 정도는 가지고 다닌다.)



창원 북면 마금산온천 가족탕에서

화장품과 브러시도 챙겨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목욕 바가지'이다. 대중탕 갈 때도 가지고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몇 차례 목욕탕 도난사건(?)을 경험한 후로는 잃어버려도 아쉽지 않을 제품들만 챙겨서 공중목욕탕에 가게 되므로... 최애 목욕템인 노란 바가지는 가족탕 갈 때만 챙겨간다.

온천수가 고온일 경우, 제 온도 그대로에 몸을 담그려다가는 화상 위험이 있다. 때문에 뜨거운 온천수를 용기에 받아 몸에 찍어 바르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곤 한다. 이때 바가지는 아주 유용하다.(라고 쓰지만, 그냥 자기만족이다. 대중탕이든 가족탕이든 목욕의자는 물론이고 바가지와 대야가 당연히 준비되어 있다;;;;)




여튼, 사실 나는 레디백 그린이 더 예뻐 보였기 때문에 하나 겟한 것만으로도 만족했으나, 남편은 레디백 핑크도 꼭 받고 말겠다며 프리퀀시 한 판 더 모으자고 제안했다. 다른 카페 가고 싶은 것도 꾹 참고 스벅 음료를 애용한 몇 날 며칠. 드디어 프리퀀시 한 판 더 모아 레디백 핑크를 손에 넣었다. 얼마 전과는 다르게 한 번에 1인 1개만  교환할 수 바뀌어서 레디백 핑크를 받을 수 있었다며 남편은 굉장히 좋아했다. 핑크가 남자의 로망이라더니 과연...?


스타벅스 레디백 핑크도 예쁘기는 하지만, 때탐이 걱정되어서 그린에 더 마음을 두었던 건데... 아직 이 핑크 레디백의 용도는 묘연하다. 



때때로 쓸모에 앞서는 소유욕이 있다






(2020.6월 작성한 글을 수정후 발행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