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으로 산다는 것 #1
팀장, 한국에는 원래 없던 직책이었습니다. 부서 체계가 팀제로 전환되면서 새로 생긴 것이죠. 20세기의 끝자락인 1998년부터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거래소 상장 제조기업이었는데, 부서는 분명 '팀'이었지만, 팀장이란 말을 쓰지 않고, 과거 식으로 '부장'으로 호칭했습니다. 아마도 과거 '부' 개념이 남아 있어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20년이 안 됐는데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2000년이 되면 컴퓨터 연도 오류가 발생해서 대혼란이 온다고 호들갑 떨던 때였습니다.
http://www.ki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2606
새로운 이름, 팀장
과거 '부' 단위 부서 체계에서는 부장을 꼭짓점으로 피라미드 형태의 구조를 갖고 있었습니다. 차장이 부장을 보좌 또는 대리하며, 부 밑에는 실제 몇 개의 '과'가 있었고, 과 밑에는 '계'가 있었습니다. 지금과는 영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이제 민간 기업은 이런 구조의 조직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다만, 공무원 조직에서는 그 형태를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장관급이 수장인 기재부, 외교부 등의 부에는 '장관 - 차관 - 실 - 국 - 과 - 계'로 돼있고, 차관급이 수장인 특허청, 병무청에는 '청장 - 차장 - 국 - 과 - 계'의 구조입니다. 물론 일부 부서에서는 '팀' 형태로 조직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피라미드 조직 구조에서 '부장'과 '과장'은 도장 찍는 일이 대부분인 사람들이었습니다. 실무는 전혀 하지 않고, 아랫사람들을 관리하는 역할만 수행했었죠. 그들이 갖은 승인권한 때문에 권력이 생기고, 상하 주종 관계가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안 좋은 점만 있진 않았습니다.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사수 - 부사수' 개념으로 일종의 변형된 도제 제도처럼 1:1로 업무를 가르쳐줬습니다. 지금 팀제에선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참 아쉽습니다.
주지하듯 팀제는 IMF 구제금융 이후 조직 효율화라는 이유로 널리 보편화되었습니다. 대부분의 민간 기업들은 팀제로 운영됩니다. 여전처럼 놀고먹는 팀장은 별로 없죠. 일의 강도는 더 세졌고, 직원들 간의 팀워크는 더 떨어진 것 같습니다.
변화, 그리고 팀장
생각해보니 남들 보다 빠른 2002년부터 팀장을 맡았습니다. IT업계에 있어 그랬지요. 이후 직장에선 다시 팀원이었다 팀장이 되길 반복했습니다. 지금도 팀장살이 중입니다. 이 연재는 제가 팀장으로 성공해서 쓰는 것은 아닙니다. 그 동안의 반성을 담을 생각입니다. 팀장이 가져야 할, 앞으로의 꿈도 생각해보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근데, 언제쯤 에필로그를 쓸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