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으로 산다는 것 #2
1편에 이어 부서 조직이 팀제 조직으로 변하는 모습을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그림을 참고해주십시오.
일반적인 부서 조직의 일례입니다. 부서장 밑에 2개 과가 존재하고(과장 2명), 각 과별로 대리, 주임, 사원 1명씩 있다고 전제했습니다. 가장 간소한 형태의 모습일 겁니다. 그러다 팀제 조직(팀장 - 팀원)으로 전환되면, 차장이 가장 위험할 거라 봅니다. 두 개 과에서 중복된 일을 맡고 있던 주임 하나가 없어진다고 가정했습니다. 10명이 8명이 되겠네요. 일의 양은 동일한데 사람은 줄었습니다. 이걸 효율화라고 할 수 있겠지요. 무임승차자들을 제거하는 효과는 있겠습니다.
팀제 조직으로의 전환
부서 조직일 경우 부서장을 새로 뽑을 때 크게 고민은 없었습니다. 밑에 과장들 또는 차장들 중에서 선발하면 되니까요. 부서 조직 같은 피라미드 조직에선 정보가 상층으로 주로 흐르기 때문에 웬만한 과장, 차장들은 부장이 될 기본 소양(정보 및 업무 지식)은 갖고 있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또한 부서장(부장)이 된 후에도 실제 일하는 직원들을 관장하는 이들은 과차장급이기 때문에 본인의 역할은 전반적인 관리에 치중하게 됩니다.
하지만 팀제 조직에선 새로운 이슈가 부각됩니다. 팀장은 팀원들 하나하나를 챙겨야 할 뿐만 아니라 팀의 전반적 관리에, 본인이 직접 수행하는 업무까지 떠안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따라서 팀장의 역할이 과거 부서장과는 크게 달라져야 할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역할 변화는 중간관리자에 적합한 사람에 대한 정의를 달리하게 합니다.
'長' 역할이 달라지다
저는 2002년부터 팀장을 맡았습니다. 50명 남짓 되는 IT벤처였는데 마케팅기획팀이었죠. 팀원은 셋이었습니다. 젊었지만 IT기업은 외부에 대기업들과 상대를 많이 했기 때문에 직책의 조기 등판 현상 풍조가 있었습니다. 팀장은 어때야 한다라고 사실 배운 적은 없었습니다. 이전 직장은 부서 조직이라 부서장의 따뜻한 손길(?)을 느낄 수도 없었죠. 좌충우돌기라고 할까요? 직원을 울리기도 하고, 술 진탕 먹고 화해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마케팅 기획 쪽 인력 중에 가장 일을 잘 한다는 사장님의 판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을 격하게 동의(?)한다 쳐도 그것 만으론 부족했었습니다. 팀원들과의 갈등은 일이 문제가 아니라 스타일의 문제였으니까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저는 팀원을 제대로 상대하는데 서투른 초보 팀장이었습니다. 팀장이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난생처음 진지하게 고민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초보 팀장, 팀장의 길을 묻다
일반적으로 팀장 후보군에는 일 잘하는 사람을 떠올리게 마련입니다. 객관적인 정량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엔 더더군다나 그렇죠. 하지만 팀장은 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간단한 예를 든다면 많이 아는 사람이 잘 가르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명강사들이 최고의 지식을 보유한 게 아니듯이요. 영어영문학과가 있는데, 굳이 사범대에 영어교육학과가 있는 걸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아쉽게도 이런 오류를 여러 조직에서 목도한 바 있습니다. '나이가 많아서, 성과가 높아서'라는 이유로 기계적으로 팀장이 된 경우 경험상 안착할 확률이 50%가 안 되더군요. 팀장 선임 권한은 본부장 급에 있는데 문제는 현재의 본부장들은 과거 부서 제도에 익숙해있는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문제의 원인이 구조적이라 볼 만한 이유가 되겠습니다.
(계속)
#1 팀장으로 산다는 것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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