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둔다는 팀원, 어쩔 것인가

팀장으로 산다는 것 #3

by 김진영 Emilio

'백인백색(百人百色)'이라 했던가.

누구나 그렇듯 본인 직장에 100% 만족하며 지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연봉이 높은 회사, 비전 있는 회사, 좋은 동료들이 있는 회사 등의 양호한 조건에서도 그렇다. 사실, 팀장이 하는 사람관리 역시 이런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래야 억지, 억측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람은 다양하다는데

'왜 하필 내 팀원이 그만둔다는 건가' 수년간 여러 번 자문했던 일이다. '내 잘못인가?', '회사가 맘에 안 드나?', '동료들과 사이가 안 좋은가?' 질문이 꼬리를 문다. 답을 알 수 없는 질문들. '유레카!'를 외칠 수 있는 순간이 오면 좋으련만.


경험상 신입직원 40~50%가량은 입사 후 3년 이내에 그만둔다. 팀장의 상사인 본부장은 왜 그러냐고 닦달을 한다. 면담을 한다. 술자리를 갖는다. 하지만 그 직원은 시원하게 대답하지 않는다. 그러다 퇴사하게 되고, 인사팀장의 호출을 받아 팀장인 내가 취조받듯 면담을 한다. 퇴사자의 퇴사 이유는 미궁에 빠지다 아무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 되고 만다. 대부분 대략 이랬다. 퇴사자들이 많은 회사일수록 퇴사자 처리는 루틴처럼 만성화되어 더는 주목받는 일이 아니다.


퇴사자가 많다지만

퇴사를 하겠다고 하면 분명 이유를 알아야 한다. 회사 차원이 아니라 팀장인 내 입장에서. 어차피 회사의 비전 문제나 급여 이슈라면 나도 어쩔 수 없다. 그런 건 회사 인사팀이 신경 쓸 문제다. 나는 지금 당장 써먹을 팀원 하나를 잃게 된 것이다.


퇴사자들 대부분 '연봉이 적어서...', '회사가 맘에 안 들어서...'라는 핑계를 대기 일수다. 이런 핑계 이면에 있는 마음을 읽어야 한다. 또한 퇴사 이유는 복합적이기 마련이다. 동료들이 별로인데, 급여도 적고, 팀장도 맘에 안 들고... 다만, 속마음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은 지극히 개인적인 요소들은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다양하기 때문에 동일한 현상을 보고도 느낌이 다들 수 있다. 하지만 회사는 다양성을 발현하는 곳이 아니다. 그런 다양성을 하나로 모아 성과를 창출하는 곳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하고, 그 기준이 합당하다면 기준에 맞지 않는 부분은 제외할 수 있어야 한다.


정말 붙잡아야 할 팀원이라면 여러 번의 면담을 거쳐 설득해본다. 서너 번 하다 보면 상대는 지쳐서라도 속마음을 털어놓게 돼 있다. 물론 꼭꼭 숨겨두는 경우도 있었지만(이게 기준을 벗어난 경우다). 물론 나가줬으면 하는 경우엔 '이거, 서운해서 어쩌지~'하고 만다.


경험해본 진짜 퇴사 이유는 다음과 같다(회사가 커버해야 할 부분을 제외하고).


- 팀원들과 잘 지낼 수 없다

- 대학 동기들과 비교했을 때 뒤처지는 느낌이다

- 하는 일이 가치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 몇 년 더 있는다고 해서 내가 성장할 것 같지 않다

- 상사와의 관계가 좋지 않다

-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


나는 퇴사 후 있을 기회비용을 많이 언급하며 설득했었다. '이 회사가 이래 보이지만, 이러저러한 장점이 있고, 그래서 당신이 다른 곳을 찾는다면 이런저러한 부분을 놓치게 될 것이다'. 물론 설득하는 태도가 중요한데, 명료하고 분명하게 말하는 게 필요하다. 보내기 싫어서 비굴해질 필요까지는 없다.


진짜 퇴사 이유들

다시 처음 얘기로 돌아와서 사람은 다양하다. 팀원으로 들어온 사람도, 들어올 사람도 그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온다. 다양한 사람들을 기준에 맞춰 쓸모 있게 활용하는 사람이 팀장이다. 퇴직원을 들고 온 팀원을 감화 감동시켜 잔류시키고 성공하게 이끌면 그게 최상이겠지만 그러지 못할 가능성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팀장이 커버할 수 있는 이유인지를 얘기해보고, 기회비용을 언급하며 설득해보고 하는 정도가 최선이 아닐까 싶다.


다행인지 몰라도 퇴사하는 사람만큼 입사하려는 사람이 많은 게 요즘 세상이다. 팀원의 일생을 볼 때 지금 같이 근무하는 회사는 작은 점에 불과하다. 설득이 어렵다면 빨리 대체 인력을 뽑아야 한다. 놓치기 싫은 인재라고 무리한 설득에 나섰다가 쓸데없는 악감정이 쌓일 수 있다. 그 사람이 나가면 사회에는 우리 회사를 싫어하는 나팔수 하나가 더해지는 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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