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그리고 카페

무해한 나의 일기

by just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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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제주에서 살면서 맛있는 카페 하루 한 곳씩 가면 되겠네요!”


제주에 이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예전) 직장동료의 명쾌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모르는 이야기다.


요즘 커피값은 저렴하게는 천오백 원부터 비싸면 일만 원대까지 다양하지만, 평균 오천 원에서 칠천 원 사이를 오가는 게 커피값이다. 일반 직장인이 매일 커피값으로만 오~칠천 원을 쓰는 건 명백한 과소비다. (그렇게 쓰고 싶다면 과거의 나는 더 열심히 공부를 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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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많이 벌게 되니 좋은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태리 조차 커피숍에서 가격표를 보지 않고 이것저것 시킬 수 있는 점이라는데. (아마 김태리가 대중에게 꽤 이름을 알린 후의 일일 것이다)


나는 김태리도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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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못 쓸 일도 없다.


우리나라처럼 주변 상권에 커피숍을 찾기 쉬운 나라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 보니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자연스레 커피맛은 상향평준화가 되었다.(개인적 생각입니다)


나의 생활 반경 안에서도 맛있는 커피숍 몇 군데를 알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대형 커피숍으로 향하게 된다. 제주 여행으로 이곳저곳 돌아다녀야 할 빽빽한 스케줄을 가지고 있으면 모를까, 보통 주말에 편안하고 풍경 좋은 곳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싶은데 작은 카페는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앉아 있기에는 아무래도 눈치가 보인다. 그렇다 보니 평균치의 맛을 가지고 있는 대형카페에 가게 되는 게 실상이다.


아직 다음 스케줄까지 시간의 텀이 있는데, 들어올 때 시킨 커피 한 잔으로 앉아 있기에는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한 시간을 남겨두고 잔을 반납하고 나왔다.


... 또 어디를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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