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st E Mar 31. 2024

3월의 기록

사계절만 살아보면

창문 너머의 제주엔 봄이 왔고

창문 너머에 서 본 제주는 아직 겨울

살을 에워싸는 이 바람이 지나가야지만 진짜 봄

다시 빌리기 어려운 책은 반납일에 박차를 가해 읽었고

고3 때도 하지 않던 도서관 폐장 시간에 맞춰 퇴실

진짜 봄이 그립고

진짜 집이 그립다

사실 진짜 집이 그립고

진짜 봄이 그립다

무엇이 우선인지 이젠 난 모르겠다.

서쪽으로 이사를 했더니 한 층 멋져진 퇴근로드

마치 남프랑스 여행을 온 것처럼

날씨까지 완벽했던 주말을 지인과 보내고

(근데 사실 난 프랑스를 가 본 적이 없다)

각자의 취향을 찾아 마시며 다른 관심사를 이야기하고

도란도란 앉아서 브런치를 먹는 사람들을 보기도 하고

관광객의 필수코스 협재는

빵 맛집에 온 겸해서 들리는 코스

생일 밥상은 알아서 챙겨 먹고

커다란 창문으로 보이는 집 앞 초록의 나무와 아이들이 뛰어노는 공원과

책은 맛있고 커피는 즐거운 주말

도서관 뷰가 이 정도면 땡큐베리머치

올해 첫 벚꽃의 감동은 우연히 찾아오고

미세먼진가 했는데 구름이라니

알쏭달쏭한 제주의 날씨

시작은 좋았지만 8코스 올레길은 멀었고

처음의 마음은 휘발되어 내가 왜 이렇게도 힘든 길을 걷고 있는 걸까 번뇌와 번뇌와 번뇌

옆에서 다독여 주는 사람이 있어 끝까지 완주했던 올레길

서로가 좋아하는 곳에서 하루를 끝내고

초록이 보이는 뷰는 언제나 로맨틱


3월은 생각이 많아지는 달,

일력의 숫자가 31에 다다를 때쯤 설렘이 몽글거렸다.

벚꽃 달

매거진의 이전글 서울앓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