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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권)태기

무해한 나의 일기

by just E

요즘 요가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졌다. 요가 선생님이 내 이름을 어떤 방식으로든 더 이상 불러주지 않을 때 부터였는지, 장기간 여행을 다녀오며 잠시 요가를 중단 했을 때 부터였는지, '요가를 하는 아름다운 나'에 대한 환상이 깨지기 시작 했을 때 부터였는지 나는 도저히 모르겠다.


설마, 얼마 전 요가를 막 시작했다던 요린이가 나 보다 더 많은 동작을 구사하는 걸 내 눈으로 똑똑히 볼 때 부터였을까?


아니다.

(어쩌면 모든게 맞다)


'도대체 왜 취미에 죽을 힘을 다해야 하는거지?'하는 마음의 소리가 들려온다.


그렇다. 난 죽을 힘을 다해서 하는 모든게 낯설다.

(어쩌면 진짜 죽을 힘을 다 해야 하는 경우에도 죽을 힘을 다하는 내가 낯설어 온힘을 다 하지 않다 죽음을 눈 앞에 두고서야 '어? 죽을 힘을 다 하지 않으니 진짜 죽네?' 하는게 지금까지 살아 온 내 모습에 더 어울릴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너무나 이성적이고 그건 이성이 납득할 합당한 이유가 아니었다.


그래서 난 지금 요태기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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