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 프라임클래식 : 제임스 에네스 바이올린 리사이틀 '베토벤'
제임스 에네스의 베토벤은 균형감이 돋보인 연주였다. 감정의 객관화가 잘 이뤄진 연주로 곡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여러 풍광을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감정을 숨겨낸 것과는 차이가 있다. 소나타 1번의 1악장부터 계속 뿌려내는 비브라토를 보고 있노라면 애써 감정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또한 곡을 풀어낼 때 여러 구간에서 음형을 매끄럽게 풀어내려는 움직임도 볼 수 있었다.
다만 일부 프레이즈에서는 그 표현의 방식이 담백하다 못해 다분히 기계적으로 느껴지는 구간도 분명 존재했다.
또한 왼발을 굽혔다 펴는가 하면 몸을 펼쳐내보이면서 음들의 파편을 객석에 던져낼 때도 분명 존재했지만, 공간의 울림을 활용하는 부분에서 곡선이 아닌 짧은 직선의 형태로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아 스테이지에 음들이 머물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혹은 그렇기 때문에 큰 맥락에서 볼 때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연주였다는 인상을 풍긴다. 섬세하고 세밀함이 느껴지는 것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어쨌거나 에네스의 베토벤은 체계적인 흐름으로 설계된 연주로 기억할 것 같다.
한편 피아노의 경우 지나치게 화려한 연주를 풀어나갈 때가 더러 있긴 하였지만, 대체로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호흡이 훌륭한 편이기도 했다.
#BAC프라임클래식 #제임스에네스 오리온와이스 부천아트센터
-피아노: 오리온 와이스
-프로그램: (베토벤)
1. 바이올린 소나타 1번
2. 바이올린 소나타 5번
3. 바이올린 소나타 9번